재구조화 공사 연기 공식발표
설계공모 당선작 전면 재검토
“반대하는 시민과도 소통할것”
행안부 제동에 결국 속도조절

박원순 서울시장이 19일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에 대해 “사업 시기에 연연하지 않겠다”며 추진 일정 연기를 공식 발표했다.

박 시장의 이날 발표에 따라 시는 앞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의 국제설계공모 당선작인 ‘딥 서피스’(Deep Surface)에 대해 시민 의견을 수렴해 재검토를 진행하고, 광화문광장 일대 세종로 지구단위계획 변경 고시에 따른 후속 절차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서울시청 브리핑룸에서 열린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 관련 긴급 브리핑에서 “시민의 지적과 비판도 더욱 귀 기울여 듣고, 반대하는 시민단체와도 어떤 형태로든 함께 토론하겠다”며 “더 깊이, 더 폭넓게 경청해 부족한 것을 메워가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시민을 이기는 시장은 없다고 확신하며, 한번 결정하면 직진하는 것은 권위주의 방식이다”라며 “이 사업은 시민의 사업이고 역사적 사업인 만큼 시민들과 함께 소통을 강화해 사업을 추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박 시장의 이날 발표는 애초 2021년 5월 준공을 목표로 내년 1월 착공에 들어간다던 기존 일정을 늦추고 시민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의 착공 시기가 국회의원 선거가 치러지는 내년 4월 이후로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의 방침이 바뀐 것은 앞서 행정안전부에서 새롭게 조성되는 공원과 우회도로 등에 정부서울청사 건물 일부와 부지가 편입되는 점 등을 두고 김부겸 전 장관·진영 현 장관이 연달아 반발하면서 갈등을 빚어온 데 따른 것이다. 시는 지난달 행안부로부터 두 차례 ‘협조 요청’ 공문을 받은 이후 긴급 대책회의를 통해 행안부를 설득하기 위해 사업 속도를 늦추자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시장은 지난달 말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진 장관과 함께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사업에 관한 회의가 있었다고 전하면서 “현재의 단절·고립된 형태의 광장은 개선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있었고, 문 대통령께서는 ‘시민과의 소통이나 교통 불편에 대해 특별히 신경 써 달라’고 당부했으며, ‘관계 부처 간 협력이 중요하다’는 말씀도 하셨다”고 말했다.

이후민 기자 potato@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