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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두 달 만에 통화정책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FFR)를 다시 0.25%포인트 인하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또 실패했다”며 소폭 금리 인하를 비난했지만 Fed는 추가 금리 인하 여부와 관련해 경기 하강을 전제로 가능성을 열어놓으면서도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Fed는 18일 이틀간에 걸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기존 2.00∼2.25%에서 1.75∼2.00%로 0.25%포인트 인하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7월 말 금융위기 이후 10년 7개월 만에 금리 인하를 단행한 지 두 달 만에 다시 추가 인하에 나선 셈이다.

Fed는 성명에서 “가계지출이 빠른 속도로 증가했지만 기업투자와 수출은 약화했다. 12개월간 전반적 인플레이션(물가상승)과 음식, 에너지 등을 제외한 근원 인플레이션도 목표치인 2%를 밑돌았다”며 “미약한 인플레이션과 글로벌 경제 상황을 고려해 금리를 인하했다”고 밝혔다. Fed는 올해 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는 기존 2.1%에서 2.2%로 상향 조정했다. 2020년 전망치로는 2.0%, 2021년은 1.9%를 각각 제시했다.

미국 경제가 소비지출 증가, 낮은 실업률 등을 앞세워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단행된 Fed의 잇단 금리 인하 조치는 미·중 무역전쟁과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제조업 등 생산활동 위축 조짐에 선제 대응하기 위한 ‘보험성 인하’로 분석된다. 제롬 파월 Fed 의장은 “경제를 계속 강하게 유지하고 현재 진행 중인 위험에 대한 보험을 제공하기 위해 이번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Fed도 “가계지출이 강하게 증가했지만 기업투자와 수출이 약화했다”고 설명했다. 좀처럼 오르지 않는 인플레이션 역시 금리 인하를 부추긴 요인으로 꼽힌다. Fed는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2%로 잡고 있지만 올해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1.5%에 그친다.

연내 추가 인하 여부는 한층 더 불투명해졌다. 파월 의장은 미국경제가 여전히 탄탄하다며 “오늘 내린 결정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다’는 한 가지”라고 강조했다. ‘기조성 인하’는 아니라는 의미다. 그는 “만약 경제가 하강하면 더 폭넓은 연속적인 금리 인하가 적절할 것”이라면서도 “우리가 경기 하강을 예상하는 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Fed도 “노동시장은 여전히 강력하고 경제활동은 완만한 속도로 증가해왔다. 일자리 증가는 최근 몇 달 동안 견조하고 실업률도 낮게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경기 하강 국면이 현실화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이 거론하는 마이너스(-) 금리는 어려울 전망이다. 파월 의장은 “금융위기 당시에도 마이너스 금리를 사용하지 않았다”며 “우리가 마이너스 금리를 사용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Fed가 금리를 0.25%포인트씩 단계적으로 조정하는 일명 ‘그린스펀 베이비스텝’ 원칙에 따라 소폭 인하에 그치자 트럼프 대통령은 원색적 비난을 퍼부었다. 그는 Fed의 금리 인하 발표 직후 트위터를 통해 “파월과 Fed는 또다시 실패했다”며 “배짱도 없고 감각도 없고 비전도 없다. 끔찍한 소통자”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 해임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전폭적 금리 인하를 줄기차게 요구해왔으며 최근에는 제로(0) 금리를 넘어 마이너스 금리까지 촉구한 바 있다. Fed가 추가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취하면서 향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계속되자 뉴욕증시는 혼조세 양상을 보였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13% 상승한 27147.08에 거래를 마쳤고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도 0.03% 오른 3006.73에 마감됐다. 반면 나스닥지수는 0.11% 내린 8177.39에 장을 끝냈다.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