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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못하게 끔찍했는데… 용의자 나왔다니 믿기지 않아”

나주예 기자 | 2019-09-19 11:44

19일 경기 화성시 안녕동의 한 축대 옆에서 현지 주민이 과거 연쇄살인 사건 발생 당시 피해자 시신이 발견됐던 자리를 가리키고 있다.  나주예 기자 19일 경기 화성시 안녕동의 한 축대 옆에서 현지 주민이 과거 연쇄살인 사건 발생 당시 피해자 시신이 발견됐던 자리를 가리키고 있다. 나주예 기자

발생 장소는 대부분 재개발돼
“그 시절 하루하루 공포에 떨어”


경찰이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유력 용의자를 공식 지목한 19일, 사건이 발생했던 현지 주민들은 “진범이 맞느냐”며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첫 사건 발생 후 33년이나 지나서 용의자가 잡혔다는 것에 대해 놀라움과 함께 불안했던 과거의 기억이 새삼 떠오르는 모습이었다.

지난 1986년 12월 12일 연쇄살인 3차 사건이 발생했던 경기 화성군 태안읍 안녕리(현 화성시 안녕동)의 주민들은 이날 용의자가 잡혔다는 소식에 “정말 진범이 잡힌 것이 맞느냐”고 되물었다. 이 마을에서 30년 넘게 살아온 정분희(여·78) 씨는 “화성 연쇄살인 사건은 말도 못할 정도로 끔찍한 사건이었다”고 기억했다. 정 씨는 “4차 사건이 발생했던 정남면에서 미용실을 운영했을 때 오곤 했던 여자 손님이 살해당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며 “그 시절에 밤에는 급한 일이 있어도 혼자 나가지 못했을 뿐 아니라 범행 수법이 워낙 노련해서 주민들이 모두 공포에 떨며 지내야 했다”고 전했다.

시신이 발견됐던 안녕동 인근 공장단지는 예전과 다른 모습이었다. 공장단지로 둘러싸인 2차선 도로에서 논밭 쪽으로 들어가자 자동차 한 대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폭의 일방통행 길이 등장했다. 마을 토박이인 하광호(62) 씨는 당시 피해자 시신이 발견됐던 현장을 둘러보며 “지금은 자동차 전용도로가 생겼지만 당시만 해도 가로등도 몇 개 없고 온통 논밭이라서 길도 좁았다”며 “사건이 있었을 때 농사철도 아니라서 사람들 왕래도 별로 없었다”고 회상했다. 사건 당시 마을 이장이었던 최용환(74) 씨는 “화성경찰서에서 경찰들이 수사를 위해 매일 같이 찾아와 밥도 먹고 잠도 자고 가곤 했다”며 “마을 남자 주민들이 경찰에 불려가기도 하고 빨간 옷은 입고 다니지 말라는 얘기도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사건 발생지였던 화성시 진안동에서는 주민들이 경찰과 함께 직접 범인 검거에 나서기도 했었다. 이곳 주민 김모(60) 씨는 “당시 민간 순찰대에 참여했다”며 “살인범을 잡기 위해 민관이 합심해서 노력했다”고 말했다.

화성=나주예·박성훈 기자 juye@munhwa.com

지난 1987년 1월 경기 화성군(현 화성시)에서 5번째 연쇄살인 사건이 발생한 황계리의 한 논 주변에서 경찰들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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