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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가입 ‘애국펀드’, 대형주 투자 60% 넘어

박세영 기자 | 2019-09-17 11:37

NH-아문디 필승코리아 펀드

삼성전자·현대차 등 주식 사
소재·부품 투자는 30% 그쳐
한달 간 수익률 3.13% 기록
코스피 상승률 5.7% 못미쳐
‘펀드 가입=극일’과장지적도


‘NH-아문디 필승코리아 펀드’가 문재인 대통령의 가입을 계기로 ‘애국 펀드’로 불리며 열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운용자금 대부분이 삼성전자, 현대차와 같은 대형주에 투자되는 점 등은 간과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식형 공모 펀드의 특성상 ‘펀드 가입=극일, 애국’ 식의 분위기 조장은 무리가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과 우리자산운용 최고정보관리책임자(CIO)를 지낸 김학주 한동대 ICT창업학부 교수는 17일 문화일보 통화에서 “필승코리아펀드에 애국하는 마음으로 앞다퉈 가입하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면서 “애국과는 별 상관이 없는 것으로, 펀드 가입자들이 대형주에 투자하고 싶은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 펀드가 정보통신(IT·46%)과 자동차부품(16%)에 주로 투자하고 있으며, 코스피를 기준지표(벤치마크)로 삼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실제 NH아문디 자산운용은 1개월 전 투자 내용을 공개하면서 부품·소재·장비(소부장)업체들에 대한 투자 비중은 약 30%이며, 나머지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우리나라 대표기업에 투자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펀드의 한 달 간 수익률은 3.13%로 같은 기간 동안 코스피 상승률(5.7%)에는 못 미친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소부장 업체들만 투자한다면 수익을 내는 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결국 삼성전자와 현대차와 같은 대형주를 담아 벤치마크 수익률과의 격차를 줄이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 펀드가 관련 주식을 살 경우 펀드 자금은 기업에 가는 것이 아니라 주식을 파는 사람에게 가도록 돼있다”며 해당 기업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지 못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특히 공모펀드 특성상 수익률이 높아지면 투자자는 이를 환매하게 된다고 김 교수는 덧붙였다. NH아문디 자산운용도 “개인투자자들은 10% 정도의 기대 수익에 도달하면 이익을 실현(환매)한 뒤 재투자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관련 기업에 투자한다 해도 소부장 업체가 모두 상장사는 아니어서 상장사들에 대한 투자만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도 한계”라고 말했다.

필승코리아 펀드는 문 대통령이 가입한 이후 장관, 시·도지사, 국회의원 등 정·관계 주요 인사들이 앞다퉈 뒤따라 가입하면서 한 달 만에 운용 규모가 640억 원, 가입 계좌 수는 2만2000건을 돌파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10일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나는) 집사람 돈까지 합쳐서 여윳돈을 몽땅 넣어 가입했다”면서 펀드 가입을 강력히 권유하기도 했다.

박세영 기자 g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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