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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도 치료제도 없는 ‘돼지 흑사병’… 北서 유입됐을 가능성

박정민 기자 | 2019-09-17 11:59

17일 오전 국내 첫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판정이 나온 경기 파주시의 한 돼지 농가에서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현장 조사를 하고 있다.  방역 초비상 17일 오전 국내 첫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진 판정이 나온 경기 파주시의 한 돼지 농가에서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현장 조사를 하고 있다. 곽성호 기자

- 뚫려버린 국내 방역

초동단계부터 ‘심각’ 격상
최고수준 조치로 확산 차단

주인·근로자 해외이동 없어
음식물 잔반서 감염 추정도

작년부터 방역했지만 ‘구멍’
당국 “돼지고기엔 문제없어”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국내에서도 발생함에 따라 방역 당국은 초동 단계부터 최고수준의 방역조치에 나서며 확산 차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공항·항만 및 휴전선 접경지역에서의 방역경계태세를 강화하고 바이러스 유입을 막았지만, 결국 뚫린 상황에 대해 아쉬움과 우려를 나타내며 유입경로 확인에 집중하고 있다.

17일 농림축산식품부는 전날 해당 농가로부터 의심 신고를 접수한 즉시 농가 긴급방역을 실시하고, 역학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해당 농가는 돼지 번식을 전문으로 하는 농장으로 총 2400마리 중 어미돼지(모돈) 300마리, 새끼돼지(자돈) 2100마리를 키우고 있다. 농장에는 창문이 없고 출입문만 있으며, 농장주 부부와 외국인 노동자 4명이 이곳을 관리하고 있다.

조사 결과, 농장주는 최근 해외로 다녀온 적이 없었으며, 네팔 출신 4명의 노동자 역시 해외로 간 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네팔은 ASF 청정국이어서 이들을 통한 감염 가능성은 낮다. 이 때문에 북한에서 유입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농장 자체가 매우 폐쇄적이고 정기적인 방역조치가 이뤄진 곳이며, 멧돼지 출몰도 없어 현시점에서는 원인으로 지목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특히 이곳 돼지들은 남은 음식이 아닌 사료를 먹였기에 잔반을 통한 감염 가능성도 제기하기 어렵다. 농식품부는 이곳 돼지 농가가 지난 2월과 6월에 혈청검사를 받았으나 당시엔 이상이 없었다고 밝혔다.

결국 우리나라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유입된 원인은 정부의 역학조사 결과가 나와야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김현수 농식품부 장관은 “앞으로 양돈 농가에 남은 음식물 반입을 전면 금지하고, 환경부 등 관계부처와 협력해 접경지역 14개 시·군의 야생 멧돼지 개체 수 조절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날 농식품부는 해당 농장의 2400마리를 포함해 농장주가 인근에서 운영하는 다른 돼지농장 2곳까지 총 3950마리에 대해 살처분에 돌입했다. ASF 백신이 개발되지 않았기 때문에 살처분 외에 방법이 없는 상태다. 정부는 지난 6월 축산물 국내 무신고 반입 시 과태료를 최대 1000만 원으로 상향하는 등의 내용을 포함한 가축전염병예방법을 시행하며 공항·항만 등에서 방역을 강화한 바 있다. 이에 더해 농식품부는 전국 양돈 농가 6309가구의 일제소독과 의심 증상 발현 여부에 대한 예찰도 진행하는 한편, ASF 주요 전파 요인에 대한 관리도 강화한다. 또 아프리카돼지열병 방역조치상황실을 설치·운영하고, 양돈농가 등 축산시설 일제소독, 도축 출하 전 임상검사, 의심 돼지 발생 시 신고요령 홍보 등을 조속히 실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 장관은 “축산농가와 도축장 등 관련 시설에서는 방역 행동 요령을 철저히 준수해 달라”고 당부했다.

농식품부는 이번 ASF 발생이 돼지고기 소비 감소로 이어지지 않도록 국민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김 장관은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인수공통전염병이 아니다”라면서 “(아프리카돼지열병에 걸린 돼지고기는) 시중에 유통되지 않기 때문에 국민 여러분은 국산 돼지고기를 안심하고 소비해 달라”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 bohe00@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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