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폼페이오, 상원의원 도전 관측
비건, 駐러시아 대사 발탁설에
볼턴 보좌관 후임설까지 나와

9월 말 북한과의 비핵화 실무협상을 앞두고 있는 미국에서 대북정책을 책임지는 외교·안보라인 교체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인적 교체가 이뤄지더라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지만, 여러 자리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교체되면 미·북 실무협상 진전 속도에는 어느 정도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전격 경질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라인 쇄신이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상원의원 출마설이 여전히 돌고 있는 데다, 비건 특별대표는 주러시아 대사와 국무부 부장관에 이어 볼턴 안보보좌관 후임으로도 물망에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비건 특별대표의 보직이 바뀔 경우 미·북 실무협상의 속도감이 다소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하지만 인적 쇄신이 단행되더라도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 기조에 큰 변화가 없는 데다, 볼턴 안보보좌관의 대북정책 영향력이 최근 급속히 줄었다는 점에서 향후 대북정책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오히려 ‘매파’인 볼턴 안보보좌관이 물러나면서 ‘비둘기파’인 국무부 목소리가 더 높아지면서 미·북 대화가 더 순조로워질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대통령에게 외교·안보 정책을 직접 자문하는 국가안보보좌관의 자리가 주는 무게감을 감안하면 대북정책 색깔에 다소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실제로 볼턴 안보보좌관은 지난 2월 미·북 하노이 정상회담 결렬에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볼턴 안보보좌관은 당시 회담장에서 모든 핵무기와 핵물질 등을 포함한 대량파괴무기(WMD)를 완전히 제거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비핵화 정의’를 북측에 제시했고, 이것이 협상 결렬의 주요 원인 중 하나였다는 후문이다.

다만, 대북 협상파인 폼페이오 장관과 비건 특별대표도 ‘북한 비핵화 이전까지는 대북제재 유지’라는 원칙을 수차례 재확인한 만큼, 기존 정책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미국이 북한이 요구하는 ‘단계적·동시적’ 비핵화 방식을 수용하거나 대북제재를 완화하는 등 대북정책을 대폭 전환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