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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수저 장관의 흙수저 간담회… 2030 “또 들러리 서야하나”

김윤희 기자 | 2019-09-11 11:38

조국,법무부서‘청년과 대담’

구의역 사고 金씨 친구 등 참석
“태어날 때부터 출발선이 달라
우리나라에 과연 희망 있을까”
쓴소리 예상되자 비공개 전환


조국 법무부 장관이 11일 개최한 청년들과의 대담을 앞두고 김종민 ‘청년전태일’ 대표는 “오늘 청년들과의 만남을 면피용으로 사용하지 말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태어날 때부터 출발선이 다른 이 사회에 분노한다”고도 했다. 법무부는 이번 간담회에서 청년들의 쓴소리가 예상되자 간담회를 비공개로 돌리고, 간담회 장소도 철저히 보안에 부치는 모습을 보였다.

조 장관은 이날 오전 11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에서 ‘청년과 조국 법무부 장관 대담’을 열었다. 이에 앞서 김 대표는 법무부 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부모의 자산과 소득에 따라 주어지는 기회가 달라지고 누릴 수 있는 특권이 다르며, 태어날 때부터 삶이 결정되는 출발선이 다른 이 사회에 청년들은 분노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청년 36명의 글을 조 장관에게 전달했다. 한 청년은 이 글에서 “우리는 아무리 발버둥 쳐도 부모 잘 만난 것도 능력이라고 떠들어 대던 금수저들의 들러리가 돼야 하나”라며 “나도 당신들의 딸, 아들처럼 편히 살아보고 싶다”고 했다. 공무원을 준비하는 김모(여·29) 씨는 “장관의 따님이 부모님의 안정적이고 적극적인 지원을 받아 미래가 승승장구한 걸 보니 내 삶은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된다”며 “부모의 삶이 그대로 대물림 되는 사회가 정말 공정한 사회인가”라고 반문했다. 성모(29) 씨는 “장관의 따님은 학창시절부터 외국에서 외국어를 배우는 등 저와는 출발선이 달랐다”며 “우리나라에 희망은 있을까 막연하게 느껴졌다”고 했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달 29일 ‘청년전태일’ 측의 공개 대담 제안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구의역 스크린도어 설치 중 사고로 사망한 김 씨의 친구들, 청년 건설 노동자, 코레일 비정규직 청년 노동자, 특성화고 졸업생, 4년제 지방대학 출신인 무기계약직 치료사 등 10여 명이 참석했다.

법무부는 간담회에 앞서 청년들의 강한 반발이 예상되자 기자간담회를 비공개로 돌리고 간담회 장소도 철저히 비밀에 부치는 모습을 보였다. 법무부 관계자는 “청년들의 목소리를 가감 없이 듣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청년들은 “간담회 내용을 모두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앞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제 배우자가 투자하는 펀드나 저희 아이 장학금을 정리해서 흙수저 청년 등에 환원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김윤희·최지영 기자 wor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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