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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중품 - 정채원 -

기사입력 | 2019-09-11 11:48

못에 걸린 가족사진과 부모 영정

너덜너덜한 편지 몇 통과 수첩

아직 포장을 뜯지 않은 내복 한 벌 등등

이십 리터 종량제봉투 하나도 다 채우지 못한다



김 할아버지의 보온밥통에는

아직도 따뜻한 밥이

반 통쯤 남아 있다

그리고

냉장고에는 시어빠진 물김치 한 통



허물어진 뒤에도 한동안

따뜻한 허물

아니면

물김치처럼 차디찬



유품,

정리업체 직원은

‘귀중품’이라 적힌 박스에

쓰레기봉투를 집어넣는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약력 : 1996년 문학사상을 통해 등단했다. 시집으로 ‘나의 키로 건너는 강’ ‘슬픈 갈릴레이의 마을’ ‘일교차로 만든 집’이 있다. 2019년 8월 신작 시집 ‘제 눈으로 제 등을 볼 순 없지만’(문학동네)을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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