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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욱(1959∼2018)

저는 신종욱 교수의 첫째 딸 신솔비(30)입니다. 지난해 4월 돌아가신 제 아버지에 대해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아버지는 협성대 금융보험학과 교수였고, 20년간 제자들을 가르쳤습니다.

아버지는 2017년 7월 명예퇴직했습니다. 아버지는 퇴직 후에 한의사가 되고 싶어 했습니다. 아버지는 퇴직하기 전부터 목표 대학인 우석대 한의대가 있는 전북 익산으로 내려갔고, 그곳에서 3년을 살았습니다. 아버지는 수능 공부를 준비하면서 급격히 건강이 나빠졌습니다. 결국 아버지는 한의사의 꿈을 접고, 인권변호사가 되기 위해 쿠바로 떠났습니다. 그러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두 달 만에 한국에 돌아왔습니다.

아버지는 아무런 연고가 없는 경북 포항에 정착해서 요양생활을 했습니다. 아버지는 지난해 1월 대장암 말기 진단을 받았고 시신 기증 서약서와 연명치료 포기각서에 서명했습니다. 그리고 67일 만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아버지는 병원 치료를 완강히 거부했기에 대장암 진단을 받았을 때는 췌장을 비롯한 온몸에 암세포가 퍼져서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암세포로 인해 장기 기증이 쉽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아버지의 동공은 살릴 수 있어, 두 사람에게 전해졌습니다. 그리고 아버지의 시신은 한 의과대학에서 학생들의 해부학 강의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아버지는 생전에 제가 진로에 대해 고민하고 힘들어할 때마다 “우리 딸은 세상에서 제일 멋있고, 못 하는 게 없는 능력자”라며 격려해줬습니다. 저는 요즘 제2의 인생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 아버지가 하늘에서 보고 계신다면 제게 용기를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아빠! 나는 아빠가 많이 보고 싶고, 아빠가 곁에 있었으면 하는 순간들이 지난 1년 동안 수없이 많았어. 그래도 우리 가족 씩씩하게 잘하고 있어. 아빠 고맙고 사랑해! 아주 많이! 우리가 슬퍼할까 봐 꿈에 나오지 않는 거 다 알아! 그래도 한번은 나타나 줘! 그리고 아빠, 우리 가족 잘 지켜봐 줘! 잘살고 있을게! 먼 훗날 우리 다시 만나게 된다면 커피 마시면서 밤새도록 얘기하자!

첫째 딸 신솔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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