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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50대 들어서서 갑작스레 우울증 더 느껴져요 A.책임의 굴레 벗고 기쁨 얻는 여가활동이 좋은 치료제

기사입력 | 2019-09-11 11:04

▶▶ 독자 고민

50대 남성입니다. 학창 시절 뮤지션이 되고 싶었지만, 집안 형편 등으로 인해 꿈을 접어야 했습니다. 잠시 방황을 하다가 금방 정신을 차리고 대기업에 취직해 일한 지 25년이 넘었습니다. 남들 눈에는 지금의 제가 충분히 부러운 삶이지만,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평생 해 와서 그런지 요즘 갑작스레 우울증을 느낍니다. 행복한 감정 기쁨의 감정을 느낀 지 오래됐습니다. 감각 세포가 무뎌진 느낌입니다.

▶▶ 솔루션

왜 갑자기 우울증이 찾아왔을까요? 많은 사람이 쉬쉬해서 그렇지 사실 50대는 우울증이 가장 잘 걸리는 나이입니다. 갱년기로 인한 호르몬의 변화 때문입니다. 특히, 남성은 테스토스테론이라는 호르몬 감소로 의욕이나 활력이 점점 떨어집니다. 게다가 가족부양의 부담이 크거나, 수입이 급감하거나, 큰 질병에 걸리거나 가족과 소통조차 되지 않는다면 더욱더 우울증이 찾아오기 쉽습니다. 특히, 힘들어도 힘들다는 말도 못하고 별다른 여가활동 없이 회사와 가정에만 충실했던 사람들일수록 우울증에 취약합니다.

우울증을 유발하는 심리적 요인은 감정과 욕구의 억압입니다. 그렇다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중년의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의 모습은 정말 다양합니다. 계속 체념에 빠져 만성우울증으로 넘어가는 이들도 있고, 중독이나 외도에 빠지는 이들도 있고, 갑자기 가정을 등지고 혼자 시골에서 은둔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에 비해 오히려 삶의 생기와 행복을 되찾는 이들도 있습니다. 무엇 때문일까요? 이들은 우울증으로 인해 ‘외부에서 내부로’ 의식의 초점이 바뀐 사람들입니다. 인생의 전반에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평가, 외적 성취, 과잉책임감 등에 짓눌려 살았다면 이제 자신에게 집중하게 된 것입니다. 이들은 늦었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자신의 취향과 소망에 집중합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위해 삶을 과감하게 재편하는 사람도 있지만, 대부분은 삶의 균형을 맞추고 자기 세계를 확장시켜갑니다.

그 핵심은 ‘자신의 영혼을 기쁘게 하는 능동적 여가활동’을 통해서입니다. 이는 라틴어로 ‘오티움(Otium)’이라고 합니다. 오티움은 일종의 어른의 놀이로 책임과 보상 때문에 했던 일과 달리 그 활동 자체에서 기쁨을 얻는 적극적인 여가활동을 말합니다. 이는 바이크 타기, 탱고 배우기, 심리학이나 미술사 공부, 동식물 기르기, 공예활동, 봉사활동 등 사람마다 다릅니다. 학창시절에 뮤지션이 되고 싶었다고요? 그렇다면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직장인 밴드에 가입하거나 음악 활동을 해보세요. 활동 결과나 보상이 아니라 활동 그 자체에서 기쁨을 얻는다면 이는 항우울제보다 더 좋은 치료제가 되며, 자기 창조의 시간이 됩니다.

문요한 정신과 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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