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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문장이 좋아… 영화도 허투루 만들지 않겠다 확신했죠”

김인구 기자 | 2019-09-11 10:23


■ ‘타짜:원아이드잭’ 주인공 박정민

전설적인 타짜 ‘짝귀’ 아들 役
7개월간 화려한 포커기술 연습
“배우들은 모두 노력하는 천재”

고려대 자퇴뒤 한예종 입학이어
신촌에 책방 열어 또 한번 화제
“개인 공간을 주민과 공유했죠
다행히 적자는 아니에요 하하”


“권오광 감독님의 시나리오 문장이 좋았어요. 이렇게 글을 쓰는 분이라면 영화도 허투루 만들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작품마다 관객을 놀라게 하는 배우 박정민(32)이 11일 개봉하는 영화 ‘타짜: 원아이드잭’의 주인공으로 찾아왔다. 허영만 화백의 동명 만화가 원작인 ‘타짜: 원아이드잭’은 최동훈 감독의 ‘타짜’(2006), 강형철 감독의 ‘타짜-신의 손’(2014)에 이은 세 번째 시리즈. 박정민은 전설적인 타짜인 짝귀의 아들이자 고시생 도일출 역을 맡아 포커판의 고수로 변신한다.

“캐스팅되고 나서 약 7개월간 마술사의 도움을 받아서 연습했어요. 연기자가 직접 카드 기술을 하는 걸 관객들이 보고 싶어 할 것 같았어요.”


극 중에서 박정민은 상대방의 표정과 버릇을 통해 카드를 읽어내는 감각, ‘셔플(카드 섞기)’의 달인인 까치(이광수)에 못지않은 손기술(작은 사진)을 보여준다. ‘그것만이 내 세상’(2018)에서 선보인 신들린 듯한 피아노 연주, ‘변산’(2018)에서 시도한 속사포 랩을 대역 없이 소화한 것을 떠올리게 한다.

“저한테 ‘노력 천재’라고 불러주시는데 부담스럽습니다. 배우라면 누구나 하는 거니까요. 어쨌든 제게 그런 별명이 붙은 이유는 관객들을 놀라게 하는 캐릭터를 해와서 그런 것 같아요. 이번엔 카드 기술과 함께 몸무게도 꾸준히 20㎏쯤 감량했어요.”

박정민은 영화 ‘동주’(2016)에 출연하기 전만 해도 지극히 평범한 배우로 보였다. 그리 두드러지지 않는 외모, 주인공의 친구 역할 단골로 ‘조연 배우’의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동주’에서 송몽규 역으로 깊은 인상을 남긴 후 ‘그것만이 내 세상’ ‘변산’ ‘사바하’(2019)까지 쉴 새 없이 변신을 거듭하면서 스스로 연기의 영역을 크게 넓혔다.

“조연에서 주연으로 나서니 마음가짐이 달라져요. 사실 개인적으로 큰 변화는 없습니다. 비슷해요. 다만 과거보다 영화에 출연할 기회가 더 생기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 불안함도 있습니다. ‘어, 지금 나한테 왜 이러지?’ ‘크게 흥행한 것도 없는데 갑자기 왜 나를?’ 이런 생각이 들어요. 신기루가 아닐까 하기도 하고… 하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까지 좋은 작품을 해왔다는 자부심, 내세울 건 그것밖에 없네요.”

박정민은 얼마 전 한 TV 예능에서 우여곡절 끝에 한국예술종합학교에 들어간 사연을 공개해 화제가 됐다. 원래는 고려대 인문학부에 합격했는데 영화와 연기를 위해 자퇴하고 한예종에 재입학했기 때문이다.

“충남 공주의 기숙사 학교인 한일고를 다녔어요. 전교생 150명 중에 절반 정도가 명문대에 진학하는 학교였죠. 저도 수능과 논술 시험을 치르고 2005년 고려대 인문학부에 입학했습니다. 그러나 중학교 때부터 꿈꿨던 ‘영화인’이 되기 위해 한 학기 만에 그만두고 재수해서 한예종 영화과에 들어갔어요. 그리고 3년 뒤엔 아예 연기과로 전과했습니다. 그때 동기가 변요한, 김정현, 송상은 등이에요.”

박정민은 최근 서울 신촌에 책방을 차린 게 알려지면서 또 한 번 화제의 중심이 됐다. 2016년 산문집 ‘쓸만한 인간’을 출간해 ‘작가’로도 데뷔했던 그가 내친김에 서점 주인까지 된 것이다.

“한 달쯤 됐는데 정확히는 확장 이전한 겁니다. 원래는 제 개인 공간을 겸한 책방을 동네 주민들에게 개방해 책도 보고 커피도 마실 수 있게 했는데 점점 찾아주시는 분이 많아져서 넓은 곳으로 이사했어요. 이제 커피값은 조금 받습니다. 그러나 책은 자유롭게 볼 수 있고요. 구매도 가능합니다. 다행히 아직 적자는 아니에요. 하하.”

서점을 열 정도의 독서광인 박정민이 최근 가장 흥미롭게 본 책은 노르웨이 작가 욘 포세의 소설 ‘아침 그리고 저녁’. 지난주 우연히 책을 폈다가 너무 재미있어서 하루 만에 다 읽었다.

이기호의 단편집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도 단숨에 읽은 작품. 얼마 전 읽은 체코 작가 카렐 차페크의 희곡 ‘로봇’은 충격적이었다. 1920년 작품인데 상상력이 기발했다.

이번 추석 연휴 박정민의 스케줄은 이미 꽉 찼다. 우선은 영화 홍보를 위한 무대 인사를 다녀야 할 듯. 1, 2편이 흥행에 성공한 만큼 흥행 부담이 없지 않다. 그러나 아마도 다른 대부분의 시간은 서점에서 책과 지낼 것 같다. 그가 시나리오를 잘 읽고 캐릭터를 깊게 이해하는 것도 어쩌면 이런 꾸준한 독서 습관에서 비롯했는지 모른다.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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