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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원정 가야했던 줄기세포 시술, 앞으론 국내서도 받을 수 있다

최재규 기자 | 2019-09-11 10:54


- ⑨ 식약처 ‘첨단바이오법’ 후속대책 착수

바이오신약 임상·설계·허가
행정절차 소요 최대한 단축

살아있는 세포 등 활용 제조
인체 안전성·효과 검증위해
약 시판후 장기추적 의무화

유전자치료제시장 年 33%↑
국내업계 성장 촉진 뒷받침


‘첨단재생의료 및 첨단바이오의약품의 안전·자원에 관한 법률안(이하 첨단바이오법)’이 2016년 법안 발의 3년 만에 지난달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첨단바이오의약품은 기존 의약품과 본질적으로 다른 특성을 지닌 만큼 관련 특별법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계속돼 왔었다. 이번 법안 통과로 최근 관련 산업의 세계적인 성장세에 국내 업계도 더욱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계기가 되는 한편 희소·난치 질환자 등 환자들에게는 새로운 치료 기회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첨단바이오법은 기존 화학합성 의약품과는 다른 특성을 갖고 있는 줄기세포 치료제와 유전자 치료제 등 바이오의약품의 심사와 관리에 대한 법률이다. 전반적으로는 기존에 약사법과 생명윤리법 등에 혼재된 내용을 일원화하고 신약 개발 가속화를 위해 심사 기간을 단축하는 내용을 담았다.

구체적으로는 우선 살아 있는 세포와 조직을 원료로 하는 첨단바이오의약품의 특성에 맞는 안전관리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인체세포 등 관리업 허가 제도 신설 △첨단바이오의약품 제조·품질관리 기준 마련 △시판 후 환자에 대한 장기추적관리 의무화 등 내용이 포함됐다. 또 희소·난치질환자의 치료 기회 확대를 위해 △첨단융복합기술 적용 품목의 초기 분류 지원 △맞춤형 심사 등 합리적인 허가·심사체계도 마련됐다.

특히 첨단바이오법은 개발자와 허가기관이 임상시험 설계에서부터 최종 허가까지 전 주기에 걸쳐 계속 논의해 임상 단계별로 따로 허가심사를 받아야 하는 기간을 단축하도록 했다. 허가기관이 개발자 일정에 맞추는 ‘맞춤형 심사’를 해 행정절차로 인한 개발 지연 기간을 최대한 줄인다는 취지다. 또 현재 치료약이 부족하거나 없는 희소·난치성 질환을 대상으로 신약을 개발하는 경우 우선 심사권을 부여하고 임상 2상 후 제품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조건부 허가제도 시행한다.

업계 등에서 첨단바이오법의 제정을 촉구해온 이유는 기본적으로 생명공학기술의 발달로 최근 개발되고 있는 첨단바이오의약품이 살아 있는 세포·조직 등을 원료로 하고 체내 장기간 머무는 등 합성물질과는 다른 특성을 가지기 때문이다. 기술 개발 측면에서는 환자 맞춤형 기술이라는 특성 때문에 단기간 내에 대규모 임상시험이 어렵고 제조공정을 규격화·대량화하기 어려운 한계가 있었다.

또 안전관리의 측면에서는 살아 있는 원료라는 위험성, 투여 후 장기간 체내 분포해 효과나 부작용을 장기간 관찰할 필요, 최근 개발기술로서 사용 경험이 부족해 발생하는 의학적 불확실성 등 문제가 있어 왔다. 이에 안전성·효과성 검증, 채취 및 생산, 사후관리 등에서 차별화된 평가 및 관리 방식이 필요하지만 관련 규제를 약사법 체계에 반영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 첨단바이오의약품을 70여 년 전에 제정된 약사법(1953년)으로 관리해나가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얘기다. 약사법에서 분리한 별도 법률 제정이 필요한 이유다.


한편 지난해 첨단바이오법 발의 이전 제출됐던 첨단재생의료 관련 법안과 첨단바이오의약품 관련 법안은 통합할 필요가 있었다. 우선 양 법률안 모두 입법목적(안전관리 및 기술개발·제품화 촉진)과 사용물질(줄기세포 등)이 동일하고 안전관리체계가 유사했다. 또한 임상 연구에서 제품화까지 일련의 연속적 행위를 동일 법 체계 내에서 규제할 필요가 있었다.

첨단바이오법은 관련 산업과 희소·난치성 질환 환자 등에게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조건부 허가제로 생명을 위협받는 중대 질환자들은 예전과 달리 치료제 허가를 기다리지 않고 빠른 시일 내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실제 희소·난치성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회사의 경우 그동안 병을 앓고 있는 환자가 많지 않아 충분한 유효성·안전성 근거 획득을 위한 임상 환자 모집이 어려웠다. 하지만 법이 적용되고 임상 2상 단계에서 조건부 허가를 받으면 치료제 사용이 급한 환자와 임상 3상 참여 환자가 필요한 회사 양쪽에 모두 도움을 줄 수 있다.

특히 이번 법 제정으로 줄기세포 원정 시술을 받으러 해외로 떠나는 환자들도 줄어들 전망이다. 그동안 국내 의료기관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품목허가가 나지 않은 줄기세포를 투여할 수 없었다. 앞으로는 임상연구로 등록만 하면 병원에서 줄기세포를 증식, 배양할 수 있고 의사가 시술할 수 있다.

산업적으로도 국내 관련 업계의 성장을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첨단바이오의약품은 이미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는 분야다. 한 갈래인 유전자 치료제의 경우 글로벌 시장 규모가 2016년 5억8000만 달러에서 연평균 33.3%씩 성장해 오는 2023년에는 44억2000만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시장 성장에 따라 유전자 치료제의 임상시험 승인 건수도 2009년 81건에서 2013년 125건, 2017년 132건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첨단바이오의약품과 의료기기가 물리·화학적으로 결합해 이뤄지는 3D 바이오 프린팅 등 융합 연구 역시 활발히 진행 중이다.

지난달 27일 제정·공포된 첨단바이오법은 1년 후 시행된다. 식약처는 법안이 원활히 시행될 수 있도록 하위법령 마련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구성·운영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제도 시행 준비 과정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경청해 미비점이 있다면 지속 보완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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