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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퇴서 달라” 며 무단침입뒤 폭행·성희롱…

윤정아 기자 | 2019-08-23 11:48

뻥뚫린 보안에 불안떠는 서울교육청 직원

출입증 인식 보안 시스템 없어
민감한 교육정보 유출 우려도


“업무 협의 차 ○○과 찾아왔습니다.”

23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7월 ‘교육기관 관계자’라 속이고 청사에 들어온 한 남성이 여러 사무실을 돌아다니다 경비 직원에게 붙잡혔다. 알고 보니 그는 ‘카드 영업맨’이었다. 비슷한 방식으로 인사과로 직행한 한 남성은 교육청 로고가 박힌 직원용 출입증을 달라며 떼를 썼다. ‘개인 블로그에 올리고 싶다’는 이유에서였다.

앞서 6월에는 ‘서울 내 학교들의 쌀 이용 내역’ 등을 요구하며 “왜 ○○지역의 쌀은 사지 않느냐”며 일주일간 직원들을 괴롭히며 폭언한 이도 있었다. 최근에는 기자를 사칭해 오랫동안 ‘가짜 취재’를 해온 남성도 적발됐다. 지난해에는 한 20대가 “내 고교 자퇴서를 달라”며 여직원을 폭행하고 성희롱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서울시교육청 직원들이 청사 출입을 통제하는 장치나 시스템이 사실상 설치돼 있지 않아 악성 민원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이처럼 불미스러운 일을 넘어, 민감한 교육 정보나 자료가 유출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교육청은 ‘보안업무규정 시행세칙’에 따라 외부인의 청사 출입을 통제하고, 안전사고를 대비할 책임이 있다. 현재 부산 등 7개 교육청은 소속 직원이 직접 신분을 확인한 외부인에 한해 출입증을 발급해주는 ‘출입증 인식 보안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서울시교육청은 관련 시스템을 두고 있지 않다. 방호 인력이 있긴 하지만 마음만 먹으면 신분을 속이고 쉽게 들어갈 수 있는 구조다. 한 직원은 “불만을 품은 한 전직 공무원이 신분을 속이고 정부 청사에 들어가 투신자살한 사건도 있지 않았냐”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생길까 두렵다”고 토로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2년 뒤 새 청사로 이전할 때까지는 예산 문제로 설치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관련 예산 확보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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