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 이낙연(왼쪽 두 번째) 국무총리가 2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

韓銀, 기재부 현안보고

주가 하락률 美·獨 등보다 커
원화 가치 하락폭도 최고수준
소재·부품 조달 애로땐 큰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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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심화, 미국의 장단기 국채 금리 역전 현상 발생 등 ‘R(리세션·경기 침체)의 공포’가 글로벌 경제를 짓누르고 있는 가운데 한국의 금융·외환시장이 올 7∼8월에 다른 나라에 비해 외부 위험(리스크)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은 한·일 무역갈등 상황이 더욱 악화돼 소재·부품 조달에 애로가 발생할 경우 가격 규제보다 더 큰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한은은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이러한 내용을 중심으로 현안보고를 했다.

한은 보고서에 따르면 8월 들어 국고채 금리는 사상 최저치를 기록하고 주가는 1900대 초반까지 하락했으며 원·달러 환율은 1200원을 상회하고 있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장단기 금리 역전폭도 확대되고 있다. 국고채 3년물 금리에서 통안증권(91일) 금리를 뺀 수치가 지난 4월 말 -4bp(1bp=0.01%포인트)였으나 지난 6월 말에는 -9bp로 커졌고 8월 16일에는 -20bp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채권의 경우 만기 기간이 길수록 금리가 높은 편이지만 앞으로 3년 내 경제 전망이 부정적이면 이처럼 역전 현상이 나타난다. 또 우리나라 주가와 환율은 주요국에 비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7월 1일부터 8월 16일까지 한국의 주가(코스피 지수) 하락률은 -9.5%로 같은 기간 미국(-2.7%), 독일(-6.7%), 영국(-4.2%), 일본(-4.0), 중국(-5.2%) 등 주요 국가 변동률을 크게 능가했다. 같은 기간 미 달러화 대비 통화가치 변화율 비교에서도 한국의 원화는 -4.6%로 남아프리카공화국(-7.7%), 러시아(-5.1%) 등 일부 신흥국가를 제외하면 가장 많이 가치가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안전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는 일본의 엔화는 1.4% 상승했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소재·부품 조달에서 차질이 생기면 관세인상과 같은 가격 규제보다도 더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일본 수출 규제가 우리 경제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상황이 악화될 경우 핵심 소재·부품의 대일 의존도가 높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기계 등을 중심으로 생산과 수출에서 부정적 영향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한은은 전망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