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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제징병 유족 83명 헌법소원…“입법통해 보상해야”

정유진 기자 | 2019-08-14 11:41

“대일청구권 자금 5억달러인데
피해자 준 돈 2000만원 불과”

유족 몫 지급 절차 입법 의무
국회가 게을리하고 있다 주장


일제 강제징병 피해자 유족 83명이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에 따라 대한민국이 받은 대일청구권 자금의 보상에 대해 국회의 입법부작위 상태의 위헌 여부 확인을 구하기 위한 헌법소원을 청구했다.

일제 강제징병 피해자 유족 이주성(78) 씨 등 83명을 대리한 심재운 변호사 등 2명은 14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 청구서를 제출했다. 이 씨는 일제 강제징병으로 자신이 두 살 되던 해인 1943년 아버지를 여의었다. 이 씨 등은 청구서에서 “한일청구권협정으로 대한민국이 일본으로부터 받은 대일청구권 자금 5억 달러에는 강제징병돼 사망하거나 행방불명된 자들에 대한 피해보상금이 포함돼 있고, 이는 다툼이 없는 사실”이라며 “대한민국은 사실상 이 청구권 자금을 경제발전의 용도로 사용했고, 강제징병 피해자들에게는 단지 위로금이라는 형태로 터무니없이 적은 액수를 지급했을 뿐이다”고 밝혔다. 강제징병 피해자 유족 측에 따르면 1965년 일본은 강제징병자 등에 대한 보상으로 우리 정부에 3억 달러를 전달했다. 하지만 자신들이 받은 보상금은 1975년과 2010년 각각 30만 원, 2000만 원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나라에서 가져다 썼기 때문에 국가에서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헌법소원 청구 취지에 대해서는 “대한민국 국회는 대일청구권 자금 중 강제징병 피해자들의 몫은 입법을 통해 정당한 절차를 마련하고 되돌려줘야 함에도 그러한 입법을 하지 않고 있는바, 이러한 ‘부작위’ 상태가 헌법에 위반된다는 입법부작위 헌법소원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일청구권협정 체결로 일본에서 받은 자금을 징병자들에게 돌려줄 입법 의무를 국회가 게을리했다며 헌법재판소에 입법부작위 확인 헌법소원을 청구한다는 것이다. 입법부작위는 헌법에서 기본권보장을 위해 법령에 명시적인 입법 위임을 했음에도 입법주체가 이를 이행하지 않은 경우를 말한다. 행정권이 행하는 소극적 작용, 국가기관이 헌법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을 때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심 변호사는 “일본과 전범 기업의 대한민국 및 그 국민에 대한 반인륜적인 범죄에 따른 피해배상 의무는 당연히 존재하는 것이고, 이와 별개로 대한민국 또한 강제징병 피해자들을 대신해 받은 자금을 이제라도 그 피해자들에게 돌려줄 의무가 있다”며 “대한민국이 징병 피해자를 대신해서 금원을 받았고, 정당한 입법 절차를 통해 강제징병 유족들에게 되돌려주는 것이 마땅하다”고 말했다. 헌재는 유족들의 청구서를 검토해 적법 요건을 갖춰서 제대로 심리를 할 만한 사안인지를 한 달 안에 판단해 발표할 예정이다.

정유진 기자 yooji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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