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처참 14일 오전 강원 속초시 조양동 한 아파트 공사장에서 공사용 리프트가 15층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벌어져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사고를 수습하고 있다. 이번 사고로 리프트에 타고 있던 4명 중 3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인부4명 탑승… 1명은 중상
15층 높이서 아래로 떨어져
지상서 작업중 2명도 부상

현장 건물 외벽서 뜯겨나가
심사·관리 등 부실 가능성
공사용 리프트 안전 ‘구멍’

강원 속초시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15층 높이에 있던 건설작업용 리프트가 추락해 3명이 사망하고 1명이 중상을 입었다. 또 사고 현장 지상에서 작업 중이던 외국인 근로자 2명도 다쳐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공사장 승강기 안전관리에 구멍이 뚫린 것으로 나타나 전반적인 실태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4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8분쯤 속초시 조양동의 한 아파트 공사 현장 15층에서 근로자 4명이 탑승한 건설작업용 리프트가 추락했다. 이 사고로 변모(38) 씨 등 탑승자 3명이 숨지고 원모(23) 씨가 중상을 입었다. 또 건물 아래에서 작업 중이던 우즈베키스탄 인부 2명이 찰과상을 입었다. 부상자들은 속초의료원 등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 현장은 리프트를 지탱하기 위해 아파트 공사 현장 외벽에 설치된 레일이 뜯어져 나가면서 추락, 종잇장처럼 파손돼 아수라장을 방불케 했다.

한 주민은 “31층 높이의 아파트 공사 현장 외벽에 설치된 공사용 승강기 2기가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을 봤는데, 사고 직후 살펴보니 이 중 1기가 중간쯤에서 절단된 것처럼 외벽에서 뜯겨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은 “아파트 외벽에 설치된 승강기 레일을 해체하는 작업 중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는 얘기를 주변에서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30여 명의 구조 인력과 10여 대의 장비를 투입해 구조 작업을 벌였다. 소방당국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지 40여 분 만에 리프트에 탑승했던 근로자 등 사상자에 대한 인명 구조작업을 마쳤다.

이날 사고가 난 아파트 공사 현장은 지난 2017년 1월 11일 착공해 올해 12월 준공예정인 31층 건물이다. 지하 5층부터 지상 31층까지 공동주택 232가구, 오피스텔 10실이 입주할 예정이었다. 건물의 골조는 다 올라간 상태로 사고 당시 작업자들은 짐을 옮기는 장비인 호이스트 철거 작업을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현장에는 산업안전보건공단 강원동부지사 직원들이 나가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단 관계자는 “현재까지 파악한 바로는 벽면에 붙어 움직이는 노란색 승강기 즉 ‘호이스트’가 아니라 건설작업용 리프트에서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리프트 설치에 대한 최초 심사는 산업안전보건공단·대한산업안전협회·한국승강기안전공단 등 3곳 중 1곳에서 할 수 있는데 이번 사고가 발생한 리프트를 심사한 기관이 어디인지 파악 중이다”고 설명했다. 주로 임대 방식으로 사용되는 건설용 리프트는 최초 심사 당시에는 이처럼 관련 공단이나 협회로부터 설치 심사를 받지만, 이후에는 민간 업체가 점검·관리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속초 = 이성현 기자 sunny@munhwa.com, 서종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