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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스톰을 벗어나는 길

정충신 기자 | 2019-08-14 11:46

정충신 정치부 부장

문희상 국회의장이 12일 여야 5당 대표 회동에서 “미증유(未曾有)의 안보·외교·경제 위협이 다가오고 있다”며 국난 극복을 위한 정치권 등의 단일대오를 주문했다. 한·일 경제전쟁, 미·중 무역·기술·환율 전쟁, 러시아 군용기 독도 영공 침범, 북한 신무기 3종 세트 연쇄 도발 등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의 대재앙이 몰려오는 현상은 너무 낯선 풍경이다. 문재인 정부가 개국(開國) 정신으로 ‘나라다운 나라’를 건설하겠다며 적폐청산·평화경제에 ‘올인’한 지 2년 3개월 만이다. 자고 나면 애꿎은 국민은, 대한민국이 ‘글로벌 호구’로 전락해 나라가 거덜 나는 건 아닌지 불안에 떨고 있다. 대통령은 “한국경제 기초체력은 튼튼하다”며 가짜뉴스 허위과장 정보 경계령을 발하지만, 경기지표와 시장의 냉혹한 반응은 국민 불안감을 잠재우기엔 역부족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한국 손보기에 잘못 대응해 경제전쟁이 장기화하면 경제 동반몰락의 늪에 빠질 수 있다. ‘너 죽고 나 죽고’식 감정적 반일과 외교참사를 초래한 정부정책을 비판하면 ‘친일파·토착 왜구’로 매도하는 살풍경은 국가 이성을 마비시킨다.

고모부를 고사총으로 난사하고, 이복형을 독살한 패륜아·독재자 이미지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제사회에서 정상국가 원수로 화려한 데뷔식을 치른 데는 문 대통령의 공이 절대적이었다. 문 대통령이 “아주 예의 바르고 솔직담백하면서 연장자들을 제대로 대접하는 그런 아주 겸손한 리더십을 가지고 있었다”며 입에 침이 마르도록 김 위원장을 치켜세운 대가는 ‘배은망덕’이었다. 서른한 살 연장자에게 ‘오지랖 넓은 중재자 행세 말라’며 수모를 주며 표변한 것도 모자라 청와대와 정부 당국자더러 ‘겁먹은 개’ ‘바보’라고 비방과 조롱을 퍼부어대지만, 대통령과 정부는 묵묵부답 돌부처다. 99일간 7차례, 1주일에 2발꼴로 한국을 직접 위협하는 ‘신무기 3종 세트’ 도발을 벌였고, 신형 3000t급 잠수함까지 공개하며 미국을 압박하고 있다. 정상국가임을 포기한 망발과 구제불능 도발 본능에 비춰, ‘비핵화 의지가 있다’는 약속이야말로 가짜뉴스의 백미다. 비정상을 정상으로 믿는 순진한 사고로 남북관계 가속페달을 밟다가 브레이크가 터졌는데도 ‘평화경제’ 무지개를 들이미는 건 국민에게 해서는 안 될 ‘희망고문’이다.

문재인 정부를 특징짓는 미·중 사이 줄타기 외교와 1980년대 민족해방(NL)계열의 운동권적 시각을 국정철학으로, 탈냉전 시대 총성 없는 하이브리드전쟁(Hybrid War·복합전쟁)의 난국을 극복하기엔 역부족이다. NL은 한국사회의 주적을 분단 고착화 세력인 미국·일본, 민족을 극복 주체로 본다. 현 정부 들어 ‘관제 민족주의’ ‘반일정서’ 확산과 무관치 않다. 줄타기 외교는 한·미·일 군사동맹 금지 등 대중(對中) 3불(不) 정책으로 이어져 결국 미국의 홀대, 일본의 능멸, 중국의 모멸, 러시아의 멸시, 북한의 무시를 자초했다. 대한민국은 지금 동네북 신세다. 퍼펙트 스톰을 벗어나려면, 이념·진영·정당을 초월한 탕평 인재 등용으로, 자유민주주의 가치에 입각한 국가 대전략을 재정립해야 한다. 궤도 이탈한 안보·외교·경제 정책의 첫 단추부터 다시 끼운 뒤 단일대오를 형성하면 희망이 있다.

cs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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