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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신형 核추진 미사일 시험중 폭발… ‘제2 체르노빌’ 우려

박준우 기자 | 2019-08-13 12:01

푸틴 “지구 어디든 도달” 자랑
탑재된 소형원자로 돌연 터져
방사능 허용 200배說 나돌아
러 “사고주변 대피령 없을 것”


지난 8일 러시아 북부 아르한겔스크주의 세베로드빈스크 군사훈련장에서 시험 중 폭발해 7명의 사망자를 냈던(문화일보 8월 9일자 9면 참조) 무기가 핵추진 순항미사일로 추정되며, 이번 사고로 심각한 수준의 방사능 오염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러시아 당국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이번 폭발사고를 ‘제2의 체르노빌 사태’ ‘미니 체르노빌 사태’라고 규정했다.

12일 CNN,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 정보당국은 이번 사고가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SSC-X-9 스카이폴’이라 명명한 신형 순항미사일 시제품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미사일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국정연설에서 ‘지구 어디든지 도달할 수 있다’고 자부한 신형 무기다. 소형원자로를 부분 동력원으로 활용해 재래식 연료를 사용하는 기존 미사일보다 사정거리가 길다. 미국으로서는 알래스카주나 캘리포니아주에 설치된 현 방어시스템으로 이 미사일을 막아내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NYT는 전했다. 현재의 미사일 방어시스템은 대체로 예측 가능한 경로를 따라 비행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우주에서 요격하도록 설계돼 있다. 미 정보당국은 푸틴 대통령이 언급한 소형 원자로가 이번 사고로 고장났거나 폭발했을 가능성을 두고 정보를 수집 중이다.

특히 폭발 사고로 방사능 유출 및 오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고 발생 지역인 아르한겔스크 주지사는 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폭발 지역 주변 대피령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으나 사고 직후 세베로드빈스크에서는 방사능 수준이 허용치의 3배 이상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방사능이 평상시의 200배까지 올라갔다는 보도가 나왔다. 사고 발생 당시 모스크바 지역의 TV 방송이 약 53분간 중단되기도 했다. NYT는 이번 사고가 지난 1986년 체르노빌 원전 폭발사고 이후 러시아 최악의 원자력 사고라고 평가했다. 정보기술(IT) 전문지 아르스테크니카는 이번 사고를 ‘미니 체르노빌’이라고 평가했다.

러시아 당국의 노골적인 ‘정보 통제’ 때문에 주민들의 불만과 불안은 극에 달하고 있다. 사고 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인 세베로드빈스크시 당국은 홈페이지에 올린 게시물에서 방사능 수치가 일시적으로 상승했다고 발표했지만, 이 메시지는 나중에 오프라인으로 전환됐다. 국영 통신사인 타스가 당초 사고 인근 방사능 수치가 정상이라고 보도한 데 대해서도 과학자들은 이의를 제기했다. 경제 전문지 코메르산트는 당국이 방사능 때문이 아니라 기존 미사일 연료에서 유독성 폐기물이 유출돼 시험장 인근 해역을 폐쇄했다고 썼다. 국영방송 채널1은 약 36초 분량의 보도만을 전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주민인 다닐 코츠빈스키 씨는 정부가 아무런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데 대해 NYT에 “실제 위험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관련 정보를 알 필요가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 “미국은 러시아에서 실패한 미사일 폭발에 대해 많이 파악하고 있으며, 우리는 비슷하지만 더 진전된 기술을 갖고 있다”고 적었다. 지난 2일 미국이 러시아와 맺었던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에서 탈퇴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러시아 폭발 사고가 일어났고, 미국이 이에 ‘경고’를 날렸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박준우 기자 jwrepublic@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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