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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 포퓰리즘 ‘페론주의’ 부활 조짐… 다시 요동치는 아르헨티나 금융시장

정유정 기자 | 2019-08-13 14:02

시장친화적 정책 편 現 대통령
대선 예비선거서 큰 차로 패배
증시 38% 폭락… 주가 48%↓
페소화 가치 하루새 19%급락


시장친화적 정책을 펴며 기업의 지지를 받는 마우리시오 마크리(60)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대선 예비선거에서 큰 차이로 패배하자 아르헨티나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좌파 포퓰리즘 정책인 페론주의가 회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고, 브라질 등 주변국은 보호무역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를 냈다. 오는 10월 치러지는 대선 본선에서 중도좌파인 페론당 알베르토 페르난데스(60)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가능성이 커졌다.

12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아르헨티나 페소화 가치는 하루 만에 18.8% 추락해 달러당 57.30페소로 마감됐다. 이날 페소화 가치는 개장 초반 30%까지 급락해 1달러당 65페소로 역대 최저 수준에 이르렀다가 중앙은행이 1억500만 달러(약 1278억 원) 규모의 보유 달러화를 매각하면서 낙폭을 줄였다. 아르헨티나 증시인 메르발 지수는 개장 직후 10% 이상 떨어진 후 점차 낙폭을 키워 지난주 종가 대비 37.9% 폭락한 27530.80에 마감했다. 블룸버그는 “달러 기준으로 치면 주가가 48% 하락한 수치”라며 “지난 70년간 전 세계 94개 증시 중 두 번째로 큰 낙폭”이라고 전했다.

아르헨티나 금융시장이 패닉에 빠진 이유는 전날 치러진 대선 예비선거에서 페르난데스 후보가 47.7%를 득표해 마크리 대통령을 15%포인트 이상의 격차로 앞서며 대내 경제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러닝메이트로 부통령에 출마한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66) 전 대통령의 페론주의 정책 노선이 부활할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크리스티나 전 대통령의 남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은 2003년부터 2007년까지 집권했고, 모두 페론주의자다. 페론주의는 후안 페론 전 대통령과 부인 에바 페론이 내세운 정책으로 외국 자본 배제, 산업 국유화, 복지 확대와 임금 인상 등을 주요 골자로 한다. 크리스티나 전 대통령은 2007년부터 2015년까지 재임 시절 공공지출을 늘리고 기업들을 국유화하는 정책을 시행한 바 있다. WSJ는 “마크리의 패배로 페소화·주식시장이 급격히 하락하고 기준금리가 급등해 경제 성장이 억제될 전망”이라며 “경제 회복의 길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페르난데스 후보가 당선될 경우 대외경제의 불확실성이 더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페르난데스 후보는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과 유럽연합(EU) 간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합의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왔다. 브라질 경제 분석가들은 보호주의 정책의 복귀로 메르코수르 국가 간 관계가 약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은 이번 선거 결과를 강하게 비판하며 “마크리 대통령이 패배하면 크리스티나 전 대통령이 복귀한다는 의미”라며 부통령 후보이지만 실세인 크리스티나 전 대통령을 견제했다. 이어 “그렇게 되면 아르헨티나는 베네수엘라의 길을 갈 것”이라며 경제위기 심화 가능성을 경고했다.

정유정 기자 utoor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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