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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동석·청각 장애인…마블의 영리한 캐스팅

김인구 기자 | 2019-07-24 11:32

배우 마동석이 미국 할리우드 마블 스튜디오의 차기작 ‘이터널스(Eternals)’에 주인공 길가메시(Gilgamesh)로 캐스팅돼 많은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슈퍼맨’ ‘스파이더맨’ 같은 슈퍼히어로는 으레 백인인 줄 알고 있었던 우리에겐 참으로 신선한 소식이죠.

할리우드를 쥐락펴락하는 마블의 캐스팅이 갈수록 영리해지고 있습니다. 전 세계 영화팬을 상대로 한 비즈니스를 하다 보니 유난히 ‘인종적 다양성’에 힘을 주는 모습이고요. 특히 2017년 ‘미투(Me Too)’운동으로 촉발된 성 평등 논란 이후 여성 캐릭터의 캐스팅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이미 그 결과가 올해 초 개봉한 ‘캡틴 마블’을 통해 감지됐는데요. 마블의 4단계로 진입하는 ‘이터널스’부터는 이게 더욱 정교해지고 있습니다.

잭 커비의 원작 만화에서 백인 길가메시를 마동석이 맡은 게 대표적입니다. 앤젤리나 졸리의 테나(Thena)나 리처드 매든이 담당한 이카리스(Ikaris)와 함께 가장 강력한 슈퍼히어로라는 점에서 다른 피부색을 떠올리기 어려운데 파격입니다.

지난 21일 미국 샌디에이고 ‘코믹콘’에서 소개된 ‘이터널스’ 슈퍼히어로 캐릭터는 8명인데요. 모두 피부색과 성별이 달랐습니다. 졸리가 미국 백인 여성이라면, 매든은 백인 남성이지만 영국 스코틀랜드 출신이고요. ‘킹고’ 역의 쿠마일 난지아니는 파키스탄 사람입니다. 또 원작에서 남성인 ‘에이잭(Ajak)’은 멕시코 출신의 여배우 샐마 헤이엑이 맡고요. 흑인 배우 브라이언 타이리 헨리가 백인 ‘파스토스’ 역을 담당합니다. 12세 소녀 배우 리아 맥휴는 원작에서 남자아이인 ‘스프라이트(Sprite)’를 연기합니다. 무엇보다 ‘마카리’ 역의 로렌 리드로프는 마치 다양성에 대한 마블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는 듯합니다. 마카리는 원작에서 백인 남성인데 리드로프는 흑인 여성이고요, 게다가 실제 청각장애인입니다. 슈퍼히어로가 장애인이라니 상상이나 됩니까?

이 밖에도 영화 ‘샹치(Shang Chi)’엔 중국계 캐나다 배우 시무 리우, 홍콩 배우 량차오웨이(梁朝偉)가 나와 본격적으로 아시안 슈퍼히어로를 그리고요. 2021년 개봉될 ‘토르: 러브 앤드 선더(Thor : Love & Thunder)’에서는 내털리 포트먼이 여자 토르로 등장할 예정입니다.

하지만 국내 영화 사정은 마블의 ‘다양성’과는 거리가 멀어 보입니다. 어차피 인종적 다양성은 그렇다 치고 눈에 띄는 여배우도 찾아보기 어려우니까요. 이번 여름 영화도 예외가 아니네요. 송강호·박해일(‘나랏말싸미’), 박서준·안성기(‘사자’), 유해진·류준열(‘봉오동 전투’) 등…. 우리는 언제쯤 마블처럼 다양성을 추구하는 캐스팅에 신경쓰게 될까요?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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