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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가 여름대전… 한국영화 ‘1강2약’ 전망

김구철 기자 | 2019-07-23 09:49

- 내공있는 배우들 진솔한 연기…  밋밋한 전개 진한 감동은 글쎄  ‘弱’ 내일 개봉 ‘나랏말싸미’ - 내공있는 배우들 진솔한 연기… 밋밋한 전개 진한 감동은 글쎄


‘청년백수’, 힘빠진 ‘라이온’ 잡고 마지막까지 웃을까

극장가 ‘여름대전’의 최종 승자는 누가 될까. 컴퓨터그래픽(CG)으로 만든 할리우드 사자(라이온 킹)가 흥행세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나랏말싸미), 재난을 온몸으로 이겨내는 청년 백수(엑시트), 그리고 악에 맞서는 격투기 챔피언(사자) 등이 한국 대표선수로 나선다.

예년에는 7월 초나 중반에 개봉한 영화가 본경기 전에 제 몫을 챙기고 빠졌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지난 17일 개봉한 실사판 ‘라이온 킹’이 5월 말부터 시작된 ‘디즈니 돌풍’을 이어가며 맹렬히 달리고 있다. 최첨단 기술로 만들어낸 ‘진짜’ 같은 동물에 감탄하게 되지만 원작의 줄거리를 그대로 펼친 이야기가 지루하게 다가온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3000만 명 정도의 관객이 모이는 7월 말, 8월 초에 개봉하는 한국영화 3편이 공개됐다. 24일 ‘나랏말싸미’(감독 조철현)가 ‘라이온 킹’에 맞서며 오는 31일에는 ‘엑시트’(감독 이상근)와 ‘사자’(감독 김주환)가 협공에 나선다.

‘1강 2약’ 판세다. 이미 240만 명이 넘는 관객을 챙기며 여전히 기세등등한 사자를 상대하기엔 세종과 격투기 챔피언의 힘이 조금 달리는 듯하다. 하지만 청년 백수가 넉넉히 사자의 기세를 꺾고 여름 최강자 자리에 오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나랏말싸미’는 그동안 여러 번 드라마와 영화로 만들어진 세종의 한글 창제 과정을 담았다. 이 영화가 차별점으로 내세운 건 세종이 스님의 도움을 받아 한글을 만들었다는 설정이다. 송강호가 세종 역을 맡았으며 박해일이 신미 스님을, 고 전미선이 소헌왕후를 연기했다. 내공 있는 배우들의 진솔한 연기가 기존 사극과는 다른 맛을 선사하며 세종과 신미의 뜨거운 애민정신이 사회적 메시지를 전하지만 밋밋한 전개로 진한 감동까지 이끌어내지는 못한다. 또 화끈한 오락영화가 흥행 성공을 거두는 여름시즌에 정통사극이 관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 영화는 개봉을 하루 앞둔 23일에도 예매율이 ‘라이온 킹’에 밀리고 있다.


여름용 대작의 틀을 갖추고, 군더더기 없이 한길로만 달려가는 ‘엑시트’가 개봉 3주차에 들어서 서서히 힘이 빠진 ‘라이온 킹’을 여유 있게 누를 것으로 전망된다. ‘엑시트’는 청년 백수가 어머니 칠순잔치에서 대학 산악동아리 후배와 우연히 만나 갑작스럽게 도심에 퍼진 유독가스를 피해 탈출하는 과정을 경쾌하게 펼쳤다. 가족애와 희생정신 등 다양한 메시지도 담겨 있지만 신파로 빠지지 않고 오로지 주인공들의 탈출 과정에 집중해 쾌감을 전한다. 조정석과 임윤아의 코믹 연기가 컴퓨터 게임처럼 전개되는 탈출기에 적절한 ‘양념’을 치며 고두심, 박인환, 김지영 등 중견 배우들이 무게중심을 잡아준다. 눈을 시원하게 하는 대규모 재난영화를 기대하거나 여러 인물의 사연이 엮인 절절한 드라마를 원하는 관객은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매끄럽게 전개되는 이야기가 충분한 재미를 선사한다.

오컬트(초자연적 현상) 판타지에 액션을 가미한 새로운 시도로 관심을 모은 ‘사자’는 선택과 집중에 실패했다. 여러 요소를 지나치게 깊이 다루며 영화의 맛을 반감시킨다. 이 영화는 어린 시절 아버지를 잃고 신을 부정하며 살아온 격투기 챔피언이 악몽에 시달리다가 바티칸에서 온 구마사제를 만나 귀신을 쫓는 자신의 능력을 알게 되고, 세상을 혼란에 빠뜨리는 검은 주교에 맞서는 내용을 그렸다. 예고편을 통해 한국형 히어로물의 탄생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으나 반복되는 구마의식과 공포영화 같은 색채가 피로감을 안긴다. 근육질 몸을 만들어 화끈한 액션을 보여주는 박서준과 깊이 있는 연기로 구마사제의 고뇌를 표현한 안성기의 신구 조합은 안정적이다. 1만1000석 규모의 미국 스튜디오에서 UFC 심판과 아나운서, 선수 등을 섭외해 촬영한 격투기 장면이 눈길을 끌며 감각적인 미장센이 몰입감을 높여준다.

이번 여름시즌에 ‘극한직업’ ‘어벤져스 : 엔드 게임’ ‘알라딘’ ‘기생충’에 이은 올해 다섯 번째 1000만 영화가 나올지도 관심사다. ‘엑시트’가 개봉일에 압도적인 스코어로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후 8월 말까지 정상을 유지하면 가능하다. 하지만 8월 7일 개봉하는 ‘봉오동 전투’가 ‘엑시트’의 흥행세에 제동을 걸 수도 있다. 29일 처음으로 공개되는 ‘봉오동 전투’는 독립군의 항일투쟁을 다룬 작품으로, 한·일 갈등이 고조되며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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