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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모의 女장관과 사고뭉치 백수男 기묘한 조합이 빚은 절묘한 코미디

김인구 기자 | 2019-07-22 11:00

새영화 ‘롱샷’

‘롱샷(Long Shot)’은 거의 승산이 없는 도전을 뜻한다. 영화에서는 웬만한 남성은 넘보기도 어려운 완벽한 여성 샬럿 필드(샬리즈 세런)를 지칭한다. 샬럿은 미국 최연소 국무장관이자 차기 대통령 선거 후보다. 빼어난 미모에 빈틈없는 업무 능력을 갖췄다. 반면 하루아침에 백수가 된 프레드 플라스키(세스 로건)는 전직 기자였다고 하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고뭉치다. 고집불통에 성미가 급하고 지질하기까지 하다. 일반적인 상황에선 둘이 마주칠 일도, 마주쳤다 한들 서로 호감을 느낄 리도 없다.

그러나 조너선 러빈이 어떤 감독인가. 그는 ‘설정의 달인’이다. 영화 ‘50/50’(2011)에서는 암 환자의 투병기를 오히려 유쾌하게 그렸고, ‘웜 바디스(Warm Bodies·2013)’에선 무시무시한 좀비를 사랑에 빠뜨렸다. 상식을 뒤엎는 구도, 고정관념을 깨는 조합으로 ‘불협화음’ 같은 웃음을 만들어냈다.

이번엔 ‘완벽녀’와 ‘지질남’의 조합이다. 그런데 더욱 재미있는 건 이 두 사람이 과거 학생과 베이비시터 관계였다는 점이다. 프레드는 홧김에 회사를 그만둔 뒤 놀러 간 자선 행사장에서 어린 시절 짝사랑 상대였던 샬럿을 만난다. 샬럿은 이제 세계에서 영향력 있는 여성 중 한 명이지만 프레드는 직장을 잃은 백수일 뿐이다. 어릴 적 인연을 빼면 공통점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두 사람. 그러나 대선 후보로 출마를 준비 중인 샬럿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자신의 선거 캠페인 연설문 작가로 프레드를 고용한다. 좌충우돌 프레드 때문에 선거 캠페인은 연일 비상인 가운데 둘 사이엔 야릇한 로맨스가 피어난다.

샬럿 역의 세런은 작품성과 흥행성을 인정받은 몇 안 되는 여배우 중 하나다. 일부러 외모를 일그러뜨리며 파격적으로 변신했던 ‘몬스터’(2004)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았고, ‘매드맥스: 분노의 도로’(2015)로 국내 관객 388만여 명을 모았다. 변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의외의 작품 선택으로 매번 관객을 놀라게 했다.

프레드 역의 로건은 최고의 코미디 배우다. ‘파인애플 익스프레스’(2008) ‘소시지 파티’(2016) 등 이름만 들어도 짐작이 가는 작품을 통해 ‘세스 로건표 코미디’라는 하나의 장르를 창조했다. 이번엔 엉뚱하지만 재치있고 지질하지만 왠지 그리운 남자 프레드로 변신해 관객을 들었다 놨다 한다.

세런이 1975년생, 로건은 그보다 7세 연하인 1982년생으로, 세런이 로건보다 ‘누나’다. 하지만 턱수염과 구레나룻을 기른 로건이 훨씬 나이 들어 보인다. 영화에서는 이 같은 구도를 그대로 코미디에 활용한다. 도무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조합이 빚어내는 코미디가 은근히 중독적이다.

기존의 성(性) 역할을 정반대로 뒤집은 것도 눈에 띈다. 영화 ‘귀여운 여인’(1990)에서 매력적인 독신남 리처드 기어가 길거리의 콜걸 줄리아 로버츠를 만나 베풀어 주는 식의 사랑을 보여준 게 1990년대식 판타지였다면, 21세기 ‘롱샷’의 로맨스 판타지는 정확히 반대 모습을 취하고 있어 신선하다.

하지만 국내 흥행은 미지수다. 세런에 대한 인지도와 호감도는 높지만, 로건은 좀 낯설다. ‘쿵푸팬더’(2008) 시리즈의 사마귀 맨티스가 그의 목소리다. 17일 개봉한 ‘라이온 킹’에서는 돼지 품바의 목소리를 맡았다. 15세 관람가.

김인구 기자 clar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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