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폭 조절 자체가 고통일 뿐”
전국서 불복종 규탄대회 예고

소상공업계는 12일 내년도 적용 최저임금이 올해(8350원) 대비 2.9%(240원) 오른 8590원으로 결정된 데 대해 “누적된 고통과 분노를 투쟁으로 보여줄 것”이라며 거센 반발과 함께 비판의 날을 세웠다. 최저임금 급격 인상의 ‘최대 피해자’로 인식되는 소상공인들은 애초 사용자단체 중에서도 “5인 이하 사업장은 최저임금 적용에서 예외로 해달라”며 다른 목소리를 내왔다.

소상공업계는 이날 “(인상이) 소폭이냐 대폭이냐는 그 자체가 우리한테는 사치”라며 “최저임금 제도를 어떤 식으로 끌고 갈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 논의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상공인들의 유일 법정 단체인 소상공인연합회는 앞서 10일 총회를 열고, 지방에서부터 최저임금 불복종 및 규탄 집회를 열어 중앙으로 동력을 결집하기로 결의한 상태다. 소상공업계 관계자는 “올해까지 최저임금이 2년 동안 30% 가까이 올랐고, 실질적으로 주휴수당까지 포함하면 1만30원이 됐다”며 “2.9%까지 올랐으니 이미 소상공인업계의 고통은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누적돼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고통을 방치한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통화에서 “이번에도 또다시 우리가 그렇게 한결같이 끈질기게 요구해온 지불 능력을 고려하지 않았다”며 “소상공인들은 상당히 분노할 수밖에 없고, 계속 강력하게 항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규탄집회 결정 시의 분위기에 대해 “조만간 이사회를 한 번 더 거쳐야 하지만, 지방부터 우리의 결집된 힘과 분노를 보여준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연합회는 이날 총회에서 최저임금 인상과 업종별·지역별 차등적용에 대한 정부 당국의 입장 표명 및 가시적인 조치가 즉각 이뤄지지 않을 경우, 지역의 광역 주요 도시 등을 시작으로 순차적 규탄대회를 전개하기로 결의했다.

김윤림 기자 bestma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