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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정권따라 기준 오락가락… 결정체계 이원화 법안 조속처리해야

손우성 기자 | 2019-07-12 12:03

- 탄력받는 개편 목소리
정부임명 공익위원들 결정 탓
중립성 잃고 매년 파행 되풀이
공익위원 국회 추천案도 제시

“美는 지자체가 사정 맞게 결정”
해외 모범사례 차용 등 주장도


최저임금위원회가 12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2.9% 오른 시간당 8590원으로 의결한 가운데, 현행 최저임금 결정 체계를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힘을 받고 있다. 최임위가 매년 노사의 극심한 대치로 파행을 겪는 데다 사실상 정부가 임명한 공익위원들이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구조 탓에 정권에 따라 기준이 오락가락한다는 지적 때문이다. 국회에 장기 계류 중인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관련 법안 심의에 속도가 붙을지 주목된다.

이날 국회에 따르면, 최저임금 결정체계의 중립성을 높이기 위한 다수의 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신창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월 발의한 최저임금법 개정안이다. 이 법안은 최임위를 이원화하는 게 골자다. 최저임금안의 심의구간을 심의·의결하는 최저임금구간설정위원회와 심의구간 안에서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최저임금결정위원회로 나눠 객관적으로 최저임금이 결정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다. 또 공익위원 전원을 정부가 단독으로 추천하던 규정을 바꿔 국회와 정부가 함께 추천하도록 했다. 신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지금까지 제기됐던 문제는 공익위원들의 공정성이었다”며 “국회 몫 공익위원도 여야가 동수로 추천해 양쪽의 입장을 대변하는 구조를 마련하는 게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임이자 자유한국당 의원이 발의한 법안도 눈길을 끈다. 최임위를 고용노동부가 아닌 국무총리 소속으로 변경하고, 공익위원을 국회 교섭단체가 추천하도록 해 최저임금의 결정이 중립적으로 이뤄지도록 하겠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사용자·근로자·공익위원 수를 각각 9명에서 5명으로 축소해 효율적인 논의를 진행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외국 사례를 참고해 결정 체계를 손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특히 주별로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미국의 사례가 거론된다. ‘경제통’으로 불리는 최운열 민주당 의원은 통화에서 “중앙정부가 결정권을 갖기보다 지방자치단체가 사정에 맞게 최저임금을 결정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서울 같은 대도시와 도서 벽지의 상황이 다르다”며 “(최저임금이 지역별로 차등화될 경우) 지방은 최저임금을 산업 유치를 위한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년마다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독일 사례도 참고 대상으로 거론된다. 독일의 최저임금위원회는 주요 노동자 단체와 사용자 단체 간 협의에 따라 위원장 1명을 선출하고 노동자 대표 3명, 고용자 대표 3명, 투표권이 없는 학자 2명으로 구성되며 임기는 5년이다. 임기를 최대한 보장하고 최저임금도 2년에 한 번씩 결정해 연속성을 담보하는 것이다.

구조 개선과 함께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노동법 전문가인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금 체제로는 위원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최저임금이 결정되는 한계가 있다”며 “물가상승률과 객관적인 경제 지표 등을 고려한 시스템에 의해 최저임금이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결정을 두고 여야의 반응은 엇갈렸다. 이해식 민주당 대변인은 논평에서 “각계의 속도 조절론을 대승적으로 수용하고 일본 경제보복에 따른 경제 위기 등 상황에 노사가 합심해 대처하고자 하는 의지가 읽히는 결과”라고 평가했다. 반면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아무리 낮은 인상률이라도 인상 자체가 우리나라에 엄청난 부담”이라며 “고용부 장관은 재심의를 요청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우성 기자 applepi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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