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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개구쟁이가 아니라 한국 국가대표입니다

전세원 기자 | 2019-07-11 11:40

스케이트보드 초등학생 국가대표 조현주(왼쪽부터), 임현성, 홍나연이 지난 4일 경기 용인시 엑스파크공원에서 난도 높은 기술을 연마하고 있다.   스케이트보드 초등학생 국가대표 조현주(왼쪽부터), 임현성, 홍나연이 지난 4일 경기 용인시 엑스파크공원에서 난도 높은 기술을 연마하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도쿄올림픽 정식종목 스케이트보드
초등생 태극전사 3인 ‘金빛 날갯짓’


얼굴을 들여다보면 영락없는 동네 개구쟁이다. 티 없이 맑고 밝은 얼굴엔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하지만 스케이트보드에 올라타면 눈에서 불을 뿜는다. 올림픽을 목표로 삼는 국가대표이기에.

12세인 임현성(용인 신촌초 6학년)과 조현주(서울 동교초 6학년), 그리고 10세인 홍나연(용인 기흥초 4학년)은 지난 4월 7일 경기 화성시 동탄 센트럴파크에서 열린 스케이트보드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태극마크를 달았다.

임현성, 조현주, 홍나연은 이미 또래 세계에선 유명 인사다. 학교 친구, 선생님들은 가장 열렬한 서포터스다. 지난 4일 경기 용인시 엑스파크공원에서 만난 임현성은 “반 친구들이 ‘국가대표님’이라고 불러요”, 조현주는 “2년 연속 국가대표가 됐다고 교장 선생님께서 아침 조회 때 전교생 앞에서 저를 소개하셨어요”, 홍나연은 “담임선생님께서 ‘국가대표니까 운동도 잘하고, 공부도 열심히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어요”라면서 활짝 웃었다.


스케이트보드는 어린이, 청소년, 젊은층 사이에서 인기가 높으며 내년 도쿄올림픽에서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스케이트보드는 유연성이 기본이기에 어린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낸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9세 알리카 노베리(인도네시아)가 45개국 1만1300여 명의 선수 중 최연소 출전자였고, 한국의 은주원(구리 수택고)이 17세로 동메달을 획득했다. 임현성, 조현주, 홍나연에게 기대를 거는 이유.

국가대표팀은 남자 4명, 여자 2명으로 구성됐으며 18세인 은주원, 최유진(성남 한솔고)이 최연장자다.

스케이트보드는 스트리트와 파크로 나뉜다. 스트리트는 계단, 난간, 레일, 경사면 등 구조물 안에서 기술을 구사한다.

파크 터레인으로 불리는 파크는 반원통형처럼 생긴 경기장에서 다양한 기술과 창의적인 연기를 펼친다. 임현성은 “아직 어리니까 스트리트, 파크 모두 열심히 훈련해요”, 조현주는 “두 종목 모두 성적이 좋아서 어느 것도 놓치고 싶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임현성은 지난해엔 아쉽게 탈락했지만 ‘재수’해서 국가대표가 됐다. 조현주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태극마크를 유지했다. 홍나연은 2학년 때 스케이트보드를 시작해 2년 만에 막내로 국가대표팀에 합류했다. 지난달 1일 서울 뚝섬 라온제나 스케이트파크에서 열린 대한롤러스포츠연맹(KRSF) 스케이트보드 투어에서 임현성은 초등부 1위, 조현주와 홍나연은 여성부 1, 2위에 올랐다.

학생이기에 수업을 게을리할 순 없다. 평일엔 학교 수업을 마치자마자 엑스파크공원으로 이동, 오후 2시부터 7시까지 기량을 갈고 다듬는다. 비가 오는 날엔 경기 양평시와 경남 양산시에 있는 실내 스케이트보드장에 모인다. 국가대표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다.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하기 위해선 국제대회에서 랭킹 포인트를 쌓아야 한다.

김영민 대표팀 코치는 “아직 어려 체력적인 부담이 크다”면서 “해외대회에 참여하기 위해 이동하는 것도 쉽지 않은 나이지만, 열의는 최고”라고 칭찬했다.

스케이트보드는 스포츠로선 아직 낯설다.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 야외 시설물이 없어 입촌할 수 없다. 초등학생 3인방은 그래서 야무진 꿈을 키우고 있다. 조현주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다음 실내경기장을 만들고 입장료를 받아 제대로 된 야외 훈련장을 짓고 싶어요”, 홍나연은 “금메달을 딴 다음 용인에 스케이드보드 전용경기장을 지어 친구들과 함께 보드를 타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SNS 동영상 찾기는 공통된 취미, 아니 중요한 일과다.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이케 게야키(일본), 은메달리스트인 상고에 다르마 탄중(인도네시아)의 훈련 영상을 주로 살펴보며 참고한다. 임현성은 “지난 5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SLS대회에 갔는데 100명 중 59등이었어요. 외국에 잘하는 선수가 너무 많아서 열심히 하지 않으면 세계대회에서 아무것도 못 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라고 말했다.

임현성과 달리 조현주와 홍나연은 외국 무대 경험이 거의 없다. 임현성은 외국에서 보고 배운 고난도 기술을 조현주, 홍나연에게 가르쳐준다. 임현성은 트레플립(점프한 상태에서 대각선 방향으로 회전하는 기술), 킥플립-락투페이키(난간 끝까지 간 뒤 보드를 한 바퀴 돌리면서 내려오는 기술)를 자세하게 알려줬다. 홍나연은 “현성이 오빠한테 킥플립-락투페이키를 배웠는데 자세가 잘 나오지 않으면 오빠가 자세를 잡아준다”고 말했다.

스케이트보드는 넘어질 수밖에 없는 종목. 그런데 기술을 익히는 게 너무 즐거워 넘어지면 곧바로 일어선다.

임현성은 “보드를 타다가 넘어지면 아프지만, 참고 계속하면 ‘드디어 해냈다’는 기분이 들어요. 세계적인 선수가 많이 출전하는 대회에서 꼭 좋은 성적을 거둘래요”라고 말했다. 조현주는 “내년 올림픽과 그다음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하는 게 목표이고, 또 외국어 공부를 열심히 해서 훈련캠프나 국제대회에서 외국 친구를 많이 사귈래요”, 막내 홍나연은 “국가대표로 뽑힌 지 얼마 안 됐지만 언니, 오빠들과 함께 운동하는 게 너무 좋아요”라고 말했다.

용인=전세원 기자 jsw@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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