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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반대·보상재원·日 재발방지 요구… ‘디테일의 악마’ 극복이 관건

김영주 기자 | 2019-07-11 12:09

- 새 협상안도 ‘산넘어산’

정부 ‘개입불가 원칙훼손’
국내 비판도 불가피할 듯


정부가 강제징용 피해자 해법과 관련해 기존 ‘1+1’(한·일 양국 기업 자발적 출연)안에서 한국 정부의 역할을 일정 부분 추가한 새로운 협상안을 제시했지만, 일본이 이를 수용해 협상을 벌인다 해도 합의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난제를 극복해야 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일 양자 간은 물론, 국내적으로도 ‘디테일의 악마’를 넘어서야 한다.

정부가 최근 일본 측에 제안한 협상안은 대법원 승소 판결을 받은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한·일 기업이 자발적인 출연을 통해 위자료를 지급하고, 그 외 피해자에 대한 보상은 한국 정부가 나서서 해결 방법을 모색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경제 보복을 불사할 정도로 한국을 불신하는 일본에 ‘이번이 정말 마지막 협상’이란 믿음을 줄 수 있느냐가 최대 관건이다. 현재 일본은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일본 기업의 보상 자체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 위반이어서 고려할 수 없다는 초강경 입장을 고수 중이다. 보상 금액의 크기가 문제가 아니라, 일본 기업이 피해자들에게 금전적인 보상을 한다는 것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취지다. 강제징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양국 협의 과정에서 ‘최종적’ ‘불가역적’ 등의 문구나 ‘이면 합의’ 등을 일본 측이 원할 경우 국내 여론의 역풍을 우려한 정부 당국의 고심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일단 한·일 정상 간, 고위급 간은 물론 국장급 실무채널에도 불응할 정도로 압박 기조를 펴고 있는 일본이 수정안 제시를 계기로 협상 테이블로 나올지도 불투명하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자신들과 맺었던 약속과 협정이 바뀌었던 것을 경험한 일본은 한국 정부를 믿지 않고 있다”며 “이번 협상안이 강제징용 관련 최후 협상이란 확신이 있어야 일본이 협상장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협상안이 국내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상당수 강제징용 피해자가 일본 정부와 기업의 ‘공식 사죄’와 ‘직접 배상’을 요구하고 있다. 이들이 협상안에 반대하고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협상안을 바탕으로 일본과 외교적 교섭이 진행되는 동안 현재 사법부에서 진행 중인 ‘일본 기업 자산 현금화 조치’와 아직 확정판결을 받지 않은 940여 명의 피해자가 법적 절차를 밟는 것을 정부가 막거나 지연시킬 명분과 수단이 없다는 점도 맹점이다.

양국이 협상안에 합의할 경우 추가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지급할 위자료 또는 위로금을 어떤 식으로 마련할지도 문제다. 7월 현재 대법원에서 확정판결을 받은 강제징용 피해자는 37명뿐이다. 이들은 대략 1억 원 안팎의 보상을 받는다.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이 행정안전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강제징용 피해자로 인정한 신고 건수는 21만8639건에 달한다. 소송이 진행 중인 피해자 940여 명 외에도 신고자 중 상당수가 추가로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 이들 모두에게 보상금을 지급할 경우 수십조 원이 필요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정부·여당은 국회에서 특별법 제정을 통해 정부 주도의 기금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주 기자 everywher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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