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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소리와 어울리는 호젓한 미술관·작은책방

박경일 기자 | 2019-07-10 14:52

경기 양평의 구하우스 미술관은 미술관을 집의 형태로 건축하고 주거 생활 공간을 전시장으로 구획해 미술과 디자인을 전시한다. 미술관이 사각형의 딱딱한 전시장의 느낌과 사뭇 다른 건 이 때문이다. 사진은 구하우스 미술관의 거실 공간. 가구 등의 소품이 모두 작가의 작품이다. 경기 양평의 구하우스 미술관은 미술관을 집의 형태로 건축하고 주거 생활 공간을 전시장으로 구획해 미술과 디자인을 전시한다. 미술관이 사각형의 딱딱한 전시장의 느낌과 사뭇 다른 건 이 때문이다. 사진은 구하우스 미술관의 거실 공간. 가구 등의 소품이 모두 작가의 작품이다.


비 오는 날 떠나는 경기 양평

어쩌다 한 번씩 비가 지나가는 이른바 ‘마른장마’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장마라는 게 무색할 정도로 비가 적었습니다만, 장마는 아직 끝난 게 아닙니다. 장마전선이 다 물러가고 난 뒤에야 본격적으로 비가 쏟아지기도 합니다. ‘비 오는 날에 떠나는 여름 여행’의 제안은 아직 유효하다는 이야기입니다.

비 내리는 날에 추천하는 여행 목적지는 수도권입니다. 축축한 빗길에 멀리 떠나봐야 오가는 길에 지치기만 할 뿐이지요. 이르게 목적지에 도착해서 실내 공간 목적지나 비 오는 날의 운치를 즐길 수 있는 곳 위주로 동선을 짜는 것이 요령입니다. 그런 목적지 중에는 근사한 카페도 있겠고, 감각적인 미술관도 있겠고, 초록의 위안으로 가득한 정원도 있겠습니다. 비와 가장 어울리는 꽃이라 할 수 있는 우아한 연꽃이 그득 피어나는 곳도 끼워 넣을 수 있습니다.

경기 양평으로 갑니다. 한때 수도권을 대표하는 익숙한 여행지였다가, 일상의 공간과 너무 가까워지는 바람에 잊고 있었던 곳입니다. 이 길에 동행하신다면, 연잎 위에 물방울이 구슬처럼 굴러다니는 두물머리의 연밭을 걷고, 비 그친 뒤 안개로 휘감긴 앞산에서 뻐꾸기 울음소리가 들려오는 운치를 즐기거나, 용문산 아래 작은 책방의 서늘한 툇마루에 앉아 초록 숲 그늘 속에서 한가롭게 책장을 넘길 수 있습니다. 저택 구조를 가진 호젓한 구하우스 미술관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 미술품을 찬찬히 감상하는 맛도 각별합니다. ‘R401’이나 ‘내추럴가든 529’처럼 암호 같은 이름을 가진 정원에서는 여름꽃 흐드러진 숲을 우산을 들고 소요하는 맛도 훌륭하지요. 소나기마을에서는 소설 ‘소나기’의 주인공 소년 소녀가 비를 피하던 옥수수 짚단에 후드득 빗방울이 떨어지는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강변을 따라 이어지는 수많은 카페도 그냥 지나칠 수 없습니다. 양평에는 두물머리의 경관을 정원으로 거느리고 있는 카페가 있는가 하면, 자정 넘어서까지 커피를 파는 강변의 심야 카페도 있습니다. 대나무 온실 카페도 있고, 전망 타워에 들어선 카페도 있고, 한때 미술관이었던 카페도 있지요. 비 오는 날에 카페에서 차 한잔 앞에 놓고 보니 양평으로의 여정은 여행이 아니라 ‘잠깐 쉬어가는 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변 카페의 커피는 하나같이 향이 짙었는데, 그게 경관 때문이었을까요, 서정 때문이었을까요, 아니면 장마철의 습기 때문이었을까요.


# 미술관에서 만난 가장 ‘비싼’ 작가

꼭 ‘비 오는 날에 맞춤한 실내공간’이라서 그곳을 추천하는 것은 아니다. 양평의 미술관 두 곳, 즉 ‘구하우스’와 양평군립미술관은 비가 내리지 않는 화창한 날의 여행이라 해도, 양평을 다녀가는 여정이라면 절대 빼놓을 수는 없는 곳이다. 양평 일대는 ‘갤러리’를 앞세운 카페가 적잖지만, 이런 곳들은 대개 미술관으로서의 역할보다는 ‘커피 장사’에 더 관심을 기울인다. 훌륭한 전시와 미술적 체험을 제공하는 이 두 곳의 미술관이 유독 돋보이는 건 그래서다.

먼저 구하우스 얘기부터. 개인 수집가가 설립한 미술관인 구하우스는 양평의 전원주택지로 이름난 서종면 문호리에 있다. 미술관은 ‘집’이 콘셉트다. 미술관은 거실과 침실, 화장실 등 생활공간으로 구획되고 명명한 10개의 전시실을 거느리고 있다. 실제 집의 형태와 공간을 모사해 미술관을 짓고는, 집 안 곳곳을 전시실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미술관은 분명한 개성을 획득한다.

이를테면 2층 구조의 거실 공간에는 예술가들이 만든 디자인 가구 등을 놓고, 벽에는 실내와 어울리는 회화 작품을 걸어놓는 식이다. 자연스럽게 주택의 공간을 예술로 단장하고, 그렇게 단장한 미술품을 관람객에게 내보이고 있는 것이다. 미술관에 전시된 작품은 회화와 조각, 설치, 사진, 영상, 팝아트 등 장르를 가리지 않는다. 디자인 가구와 공예품, 오브제도 370여 점에 달한다.

구하우스 전시 작품 중에서 가장 눈여겨볼 만한 것이 데이비드 호크니의 작품. 호크니는 지난해 11월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예술가의 초상’이 자그마치 1019억 원에 낙찰되면서 가장 ‘비싼’ 작가로 떠올랐다. 얼마 전에 깨지긴 했지만, 이 가격은 당시 생존 작가 작품 중 최고가 기록이었다. 물론 가격만으로 작가나 작품을 판단할 수는 없지만, 이런 기록은 적어도 그가 생존 화가 중 가장 인기 있는 화가라는 사실을 증명해준다.

구하우스에는 폭이 9m에 달하는 호크니의 2018년 작 ‘전람회의 그림’이 전시돼 있다. 호크니가 지난 3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개최한 개인전에서 미술관이 사들인 작품이다. 미국 LA 스튜디오를 배경으로 한 작품에는 평소 친분 있는 예술가, 소설가, 가수, 배우, 운동선수 등이 그려져 있다. 이 작품은 다각도의 시점과 다른 시간에 촬영된 수백 장의 사진을 디지털 작업으로 결합해 인물과 대상을 입체적으로 구현한 뒤 한 공간에 배치, 사실적 장면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사진을 찢어 붙여 그림을 만드는 ‘포토 콜라주’의 디지털 편집 버전인 셈이다.

이런 작업의 결과는 ‘입체의 구현’이다. 이 작품이 평면 회화가 갖는 한계를 극복해 인물과 사물을 부피감을 가진 입체적인 모습으로 재현해내는 것이다. 그래서 이 작품 앞에서는 3D 안경을 쓰지 않고도 평면을 입체적으로 받아들이는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하게 된다.

# 휴가철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미술관

양평군립미술관은 기발한 사고와 기획자의 열정으로 매번 여름, 겨울의 기획전시 때마다 관람객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군립’이란 이름에서 느껴지는 고리타분한 이미지와는 전혀 다르다. 전시 기획도 독창적이고 훌륭할뿐더러 전시 작품의 수준도 뛰어나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양평군립미술관은 경기도의 187개 공사립 박물관·미술관을 대상으로 한 지원사업평가에서 2년 연속 최우수기관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양평군립미술관이 끌어들이는 관람객은 한 해 23만 명에 달한다. 전국 공사립 미술관을 통틀어 10위권 안에 드는 기록이다. 인구 12만 명에 불과한 소도시의 미술관이 거둔 것이라기에는 믿기지 않는 기록이다. 지역의 군립미술관이 이런 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건 박물관이 주민뿐만 아니라, 양평을 찾는 관광객까지 주요 고객으로 여기고 전시 레퍼토리를 짜고, 각종 예술문화 이벤트와 교육아카데미를 꾸준히 해왔기 때문이다.

군립미술관은 기획뿐만 아니라 홍보에도 적잖은 공을 기울인다. 양평군립미술관은 ‘신문 삽지 광고’를 한다. 양평과 가까운 서울 동부지역을 중심으로 가정 배달 신문에다 전시회 등의 홍보 전단을 끼워넣는 식으로 광고를 한다는 얘기다. SNS의 시대에 웬 고리타분한 방법일까 싶지만, 효과가 상당하단다. 이 대목에서 감탄하게 되는 건 삽지 광고의 효과가 아니라 사소하다면 사소하달 수 있는 것까지 최선을 다하는 미술관의 ‘열정’이다.

양평군립박물관은 연중 7번 정도의 기획전시를 진행하는데, 하이라이트는 여름과 겨울에 있다. 여름과 겨울에는 주민뿐만 아니라 양평을 찾는 가족 단위 관광객까지 겨냥하는 전시를 기획한다. 여름휴가 시즌을 맞아 오는 19일 개막하는 여름 프로젝트는 ‘종이충격전(展)’이다. 종이를 소재로 창작 활동을 하고 있는 현대미술 작가의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다.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종이를 활용하는 예술작품을 한자리에 모으는데, 종이로 만들었다는 게 믿기지 않는 작품이 상당수여서 전시회 이름에 ‘충격’을 넣었다고 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콩나물로 종이를 만들어서 그 종이로 연잎을 재현한 작품도 선보이고, 15m에 달하는 종이로 만든 대형 인체 조각도 설치한다. 종이 입체 오브제를 불태우는 퍼포먼스도 있다. 중앙의 다른 미술관의 기획전시를 그냥 가져다 하는 손쉬운 방법 대신 직접 1년여에 걸쳐 작가와 작품을 수소문하고 접촉해 전시를 기획하고 진행하는 것은, 열정이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미술관의 열정은 관람객들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진다.


# 장맛비 내리는 날의 연꽃밭

여름날의 양평 여정에서 빠뜨릴 수 없는 곳이 바로 양서면 두물머리의 ‘세미원’이다. 두물머리는 이름 그대로 남한강과 북한강의 물머리가 합류하는 곳. 400년 수령의 아름드리 느티나무가 우뚝 서 있는 강변 풍경으로 대표되는 두물머리는 날씨에 따라 경관이 사뭇 다르다. 화창한 날은 수채화 풍경을, 비 내리는 날에는 수묵화 같은 풍경을 보여주는데, 개인적으로 더 낫다고 생각하는 건 비 오는 날, 먹을 찍어 그린 듯한 경관이다.

두물머리를 굳이 이즈음 찾아갈 곳으로 권하는 건 연꽃공원인 ‘세미원’의 연꽃들이 지금 절정을 향해가고 있기 때문이다. 두물머리 쪽에서 배다리를 딛고 물을 건너 세미원으로 들어서면 연못마다 100여 종에 달하는 연꽃들이 앞다퉈 꽃을 피우고 있다. 시차를 두고 심은 연은 여름내 피고 또 지는데, 일찍 꽃을 피운 연꽃이 연밥을 남기고 꽃잎을 후드득 떨구면 다른 쪽에서는 홍련과 백련이 합장하듯 소담스러운 꽃대를 올리며 교대를 한다.

세미원은 장맛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의 정취가 단연 최고다. 연잎과 연꽃에 물방울이 맺혔다가 도르르 굴러내리는 모습이 운치가 넘친다. 시냇물과 돌다리를 들이고 곳곳에 정자와 항아리 분수를 설치해 놓은 산책로도 나무랄 데 없다. 세미원에는 또 추사 김정희의 걸작 ‘세한도(歲寒圖)’를 본뜬 정원 ‘세한정’도 있다. 세한도에 등장하는 옛집을 꼭 빼닮은 건물을 지어놓고 담장 주변에 소나무를 둘러 심어뒀다. 두물머리와 세미원을 찾아간다면 한낮보다는 이른 아침이나 비 오는 날 찾는 것이 더 낫겠다. 두 곳 모두 불볕더위를 피할 수 있는 그늘이 변변찮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두물머리는 촉촉하게 내리는 빗속에서 안개에 휘감긴 모습이 단연 최고이고, 세미원의 연꽃들도 꽃잎과 둥근 잎에 물방울이 맺혀 있을 때가 훨씬 더 아름답기 때문이다.

# 비 오는 날, 꼭 가야 할 작은 책방

장맛비가 종일 내리는 날이라면, 꼭 추천하고 싶은 곳이 있다. 양평의 한적한 교외의 펜션풍 주택에 들어선 작은 책방 ‘산책하는 고래’다. 이곳은 출판사 겸 책방 겸 북스테이다. 책방 주인은 서울에서 출판사를 하다가 양평으로 내려와 출판사를 운영하며 그림책을 판매하고 작가와 독자와 만나는 공간을 꿈꿨다. 그러다 북스테이를 차렸고, 책을 사고 마음껏 읽을 수 있는 작은 책방을 냈다.

목재 책꽂이에 책을 가득 꽂아둔 단정한 내부 공간도 좋지만 ‘산책하는 고래’에서 가장 매력적인 공간은 거실 뒤쪽에 붙은 대청마루다. 집의 전면은 서구식 펜션 스타일이지만, 뒤쪽은 뜻밖에도 고풍스러운 한옥의 구조다. 대청마루가 깔린 공간에 앉으면 활짝 열어놓은 유리문 덕에 개방감이 느껴진다. 창밖의 초록이 와락 품 안으로 안겨들 듯하다. 여기만큼 비 내리는 소리를 잘 들을 수 있는 곳이 또 있을까. 초록의 뒷마당 정원에 떨어지는 빗소리를 들으며 책을 읽는다는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곳이다. 이곳에서는 차를 팔지 않는다. 입장료로 책 한 권을 구입하면 제 맘껏 책을 읽을 수 있고, 가벼운 음료를 스스로 만들어 마실 수도 있다.

양평에는 작은 책방이 또 하나 있다. 지난해 9월 강상면의 공동주택 1층에 문을 연 ‘책보고가게’다. 음료 등을 파는 카페 공간에 역사, 인물, 예술, 과학, 소설 등 다양한 장르의 책을 비치한 공유서가를 뒀고, 어린이용 그림책과 부모교육 책을 파는 ‘공감서가’라는 서점 공간과 작은 세미나 공간을 갖추고 있다. ‘산책하는 고래’의 조언을 받아 지난해 문을 연 이 책방은 백흥영, 황인영 두 명의 목사가 운영한다. 이 책방은 평일에는 지역 주민의 문화공간으로, 주일에는 예배 공간으로 쓰인다. 기성교회와는 차별되는, 지역 주민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공간을 마련하기 위한 두 목사의 고민으로 이 책방은 탄생했다. 교회 공간으로도 쓰이는 곳이지만, 서점이나 구비한 책에는 종교적인 색깔이 전혀 없다. 누구나 언제든 찾아가서 향긋한 커피와 함께 편안하게 책을 읽을 수 있다.

# 비 오는 날, 커피 한 잔의 향기

여기 말고도 양평에는 비 오는 날 추천하고 싶은 공간이 곳곳에 있다. 서종면 소재지 갤러리 인근에는 시멘트 기둥 위에 올려놓은 상자처럼 지은 독특한 형상의 건물인 서종 타워가 있다. 서종면 일대의 커피숍들이 다 그렇듯 커피값이 비싼 편이지만, 단층이나 저층건물들이 대부분인 서종면 소재지에서 북한강이 바라다보이는 높은 시야의 전망에 매겨진 비용이라 생각하는 게 좋겠다. 커피 값이 부담스럽다면 목요일을 겨눠보자. 목요일에는 커피가 평소의 반값 이하인 2800원이다.

양평 서종면사무소 앞에는 ‘북한강 갤러리’가 있다. 과거 소방서 차고지였던 곳을, 주민들이 면사무소의 도움을 받아 갤러리로 개조한 곳이다. 서종면 주민자치위원회와 자발적 민간조직인 서종마을 디자인운동본부가 서종면사무소의 도움을 받아 말끔하게 단장한 갤러리에서는 그림이나 조각, 사진은 물론이고 마을 주민들의 손바느질 솜씨까지도 전시한다. 때로는 수익금 일부를 사회복지 시설에 기부하는 바자회를 열기도 한다. 갤러리는 카페도 겸한다. 갤러리에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커피 자판기가 있다. 500원짜리 자판기 원두커피지만 향이 제법이다. 갤러리 창가에는 앉아서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자리가 있다.

양평에는 근사한 경관과 분위기를 갖춘 카페가 곳곳에 있다. 훌륭한 조경을 갖추고 있는 카페는 커피 값과 별도로 입장료를 받거나 입장료를 받고 커피를 내주는 식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두물머리 반대쪽의 강변 풍경을 끼고 있는 카페 ‘수수’도, 2013년 경기정원문화 대상을 받은 카페 ‘내추럴가든 529’도, 스마트폰에 앱을 깔아 질문에 답하면서 자신의 성향을 진단할 수 있는 테마를 갖춘 독특한 정원 ‘R401’도 그렇게 운영하는 곳이다. 양수대교와 북한강 철교가 양쪽으로 다 보이는 자리에 들어선 양수리의 심야 카페 ‘카페리노’는 새벽 1시까지 문을 열어 늦은 여름밤의 정취를 즐길 수 있다.


비 오는 날 떠나는 경기 양평 여행정보

양평에서 가장 이름난 지역 음식이라면 단연 ‘옥천 냉면’이다. 수많은 냉면집이 저마다 맛을 겨루고 있는데 옥천냉면을 대표하는 맛집으로는 옥천냉면 황해식당(031-773-3575)과 옥천고읍냉면(031-772-5302)이 꼽힌다. 황해식당이 외지인에게 이름난 곳이라면, 고읍냉면은 지역 주민의 지지를 받는 곳이다.

옥천면 주변에는 냉면 말고도 다양한 음식을 내는 식당이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그중에서 으뜸으로 꼽을 만한 곳이 옥천4리 마을회관 앞의 ‘오리랑보리랑’(031-772-5653)이다. 이곳은 고추장 양념 오리 주물럭이 대표 메뉴인데, 불판에 얹어서 구워 먹는 오리 주물럭의 맛이 깜짝 놀랄 정도다. 음식 맛의 비결은 정성. 주물럭에 쓰는 고추장과 된장을 직접 담그고 식후에 제공하는 수정과도 직접 끓여서 만들 정도로 정성을 들인다. 즉석에서 무쳐내는 참나물이며 겉절이도 신선하다.

옥천면에는 이탈리아 ‘알마’ 국제요리학교 한국예비학교를 운영했던 안토니오 심 셰프가 차린 이탈리아 다이닝 & 베이커리 ‘다 안토니오’도 있다. 직접 재배한 유기농 재료로 만든 이탈리아 요리를 내는 곳이다. 두 가지 코스 메뉴가 있고, 단품 메뉴와 나폴리 피자도 있다.

양평 = 글·사진 박경일 기자 parking@munhwa.com

경기 양평의 용문산 아래 작은 책방 ‘산책하는 고래’의 툇마루 자리. 책방에서 입장료를 겸해 책 한 권만 사면, 서늘한 마룻바닥에 앉아 초록의 뒷마당에 비 내리는 소리를 들으면서 책을 읽을 수 있다. 사진 왼쪽은 지역 주민은 물론이고 관광객까지 염두에 두고 다양한 기획전을 펼치는 양평군립미술관의 전시실, 오른쪽은 구하우스 미술관에 전시 중인 데이비드 호크니의 2018년 작품 ‘전람회의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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