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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韓銀, 금융안정보고서

돈 벌어 이자도 못낸 한계기업
전산업의 32%…8년來 최대치

영업익 줄고 이자비용은 늘어
이자보상배율 1년전대비 ‘뚝’
대기업보다 中企서 하락폭 커
자영업자 대출잔액 12조 증가

국내 기업들의 채무상환능력을 뜻하는 이자보상배율이 지난해 4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또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충당하기 어려운 기업 비중도 전체의 32.1%로 관련 통계가 집계된 이후 8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0일 국회에 제출한 ‘2019년 상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외부감사 결과를 공시한 2만1213개 기업의 이자보상배율은 5.9배로 1년 전(6.3배)보다 하락했다. 이자보상배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눠 계산한다. 영업이익이 줄어들거나, 이자비용이 늘어나면 이자보상배율은 떨어지게 된다.

지난해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실적이 급격히 좋아졌던 전기·전자 업종을 빼면 기업들의 이자보상배율은 4.7배에서 3.9배로 더 크게 떨어졌다. 2015년(3.5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에서 하락 폭이 컸다.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갚지 못하는 ‘이자보상배율 1 미만’ 기업 비중은 지난해 32.1%로 전년 대비 2.4%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10년(26.9%) 이후 가장 높은 것에 속한다. 기업 규모별로 중소기업이 34.0%였고, 업종별로 조선(54.9%), 자동차(37.8%), 숙박음식(57.7%), 부동산(42.7%) 등을 중심으로 높게 나타났다. 2년 연속 1 미만 기업 비중은 20.4%, 3년 연속 1 미만 기업 비중은 14.1%로 전년 대비 각각 1.4%P, 0.4%P 상승했다.

이자보상배율이 떨어졌고, 그 배율이 1 미만인 기업의 비중이 늘어났다는 것은 지난해 국내 기업들의 실적 악화 현상을 반영한다. 한은 관계자는 “2018년 들어 수익성 저하, 차입비용 상승 등으로 이자보상배율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조사 대상 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영업이익／매출액)은 지난해 7.0%로 1년 전(7.4%)보다 떨어졌으며, 역시 전기전자 업종을 제외할 경우 5.2%로 2015년 수준으로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한은은 경영여건 악화에 따라 매출 충격이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에 미치는 영향력도 평가했다. 올해 매출액이 지난해에 비해 3% 감소하는 것으로 가정할 경우 올해 이자보상배율은 5.9배에서 5.1배로 낮아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한편, 올해 1분기 말 현재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636조4000억 원으로 1분기 전인 지난해 말(624조3000억 원)과 견줘 12조1000억 원이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자영업자 대출 증가세는 개인사업자 대출 규제 이후 둔화하고 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개인사업 대출 연체율은 최근 상승하고 있으며 채무상환능력 역시 도소매 및 숙박음식 업종 중심으로 악화하고 있는 것으로도 조사됐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