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적인 최저임금을 더 이상 버티지 못하겠다’는 중소기업 및 자영업자들의 울분 섞인 호소가 봇물처럼 터져나오고 있다. 2년 만에 무려 29%를 끌어올린 최저임금으로 인해 소상공인들이 휴·폐업에 내몰리고 있다는 외침은 생존을 위한 읍소(泣訴)다.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할 법정 시한(오는 27일)이 임박한 상황에서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지만,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청와대의 과도한 집착은 기업을 더욱 사지(死地)로 내몰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소상공인연합회 등 15개 중소기업 단체는 18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2020년 적용 최저임금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이들은 “소득수준 대비 최저임금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4위(주휴수당 포함 시 1위)에 달하다 보니 중소업계가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소상공인 중 33%가 최근 1년 내 휴·폐업을 고려했다는 조사자료도 제시했다. 이들은 중소기업 80%가 최저임금 인하 또는 동결을 요구한다는 설문을 언급하면서 “과도한 인상에 따른 부작용을 고려해 내년 최저임금은 최소한 동결해야 한다”고 읍소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당 일각에서도 동결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지만, 중소 상공인들에겐 ‘인하해야 살 수 있다’는 게 현실(現實)이다.

대통령 직속 소득주도성장특별위원회 주최로 17일 열린 토론회에선 자화자찬이 쏟아졌다. 홍장표 위원장은 “소득주도성장 정책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고, “우리 최저임금은 높은 편이 아니다. 지금 고용률은 최고 수준” 주장까지 나왔다. 어느 나라 얘기인지 의아하다.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고용 형태는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근본적으로 최저임금 문제는 노·사 자율에 맡기는 식으로 폐지하는 게 옳다. 단기적으로 업종별·지역별 차등화 등을 과감히 도입하고, 당장은 법정 최저임금을 동결해야 한다. 이런 일을 하지 않고 ‘서민과 중소기업을 위한 정부’라고 내세운다면 위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