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1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의 발인식이 엄수되고, 고인의 관이 운구차에 실리자 유족들이 인사를 하고 있다. 아래 작은 사진은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김 전 대통령 묘소에서 관계자들이 이 여사 안장식을 준비하는 모습. 이 여사는 이날 남편이자 동지였던 김 전 대통령 곁에서 영면에 들어간다. 신창섭·김선규 기자 bluesky@

故 이희호 여사 장례

창천교회 예배 후 현충원 안장
김정은 국무위원장 조전 대독
동교동사저·김대중도서관 노제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으로, 지난 10일 별세한 이희호 여사가 14일 오전 장례식을 마치고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김 전 대통령 곁에 안장됐다. 장례예배와 추모식에 참석한 문희상 국회의장, 이낙연 국무총리, 여야 정당 지도부들은 모두 사랑과 화합을 당부한 이 여사의 유지를 이어받겠다고 한목소리로 다짐했다.

‘여성 지도자 영부인 이희호 여사 사회장 장례위원회’는 이날 오전 국립서울현충원 내 김 전 대통령 묘역에서 이 여사 안장식을 열었다. 이 여사는 김 전 대통령의 기존 묘소를 개장해 합장하는 방식으로 안장됐다. 안장식에 앞서 현충원 내 현충관에서는 정부가 주관하는 추모식이 2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 사회로 엄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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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위원장인 이 총리는 조사에서 “우리는 이 시대의 위대한 인물을 잃었다. 현대사의 고난과 영광을 가장 강렬히 상징하는 이희호 여사님을 보내드려야 한다”며 “우리는 여사님이 꿈꾼 국민의 행복과 평화, 통일을 향해 쉬지 않고 전진하겠다”고 밝혔다. 문 의장은 추도사를 통해 “이 여사는 마지막 유언마저도 ‘국민을 위해, 평화통일을 위해 기도하겠다. 서로 사랑하고 화합해서 행복한 삶을 사시기 바란다’고 하셨다”며 “그 뜻을 이루기 위해 남아있는 우리들의 몫이 이제 시작됐고 뼈를 깎는 각오로 그 꿈을 완성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 쏟을 것”이라고 했다. 여야 5당 대표들도 추도사를 낭독하며 이 여사의 생전 업적을 기리고 영면을 기원했다. 이어 김덕룡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2일 보낸 조전을 대독했다.

추모식에 앞서 이날 오전 6시 30분 서울 서대문구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식이, 오전 7시 이 여사가 장로를 지낸 신촌 창천교회에서 장례예배가 진행됐다. 장례예배에는 이 총리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 등과 장례위 관계자와 유족, 교회 신도들이 참석한 가운데 70여 분간 이어졌다. 감리교 신자였던 이 여사는 마포구 동교동으로 이사한 1960년대 초부터 창천교회에 다니며 장로를 지냈고, 생전에 “창천교회에서 장례식을 열어 달라”고 주변에 당부했다고 한다.

예배 이후 운구 행렬은 이 여사가 1963년 김 전 대통령과 신혼 살림을 차린 후 별세할 때까지 살아온 동교동 사저로 이동해 노제가 열렸다. 이 여사 운구차를 사저 앞 골목에 세운 유족들은 영정 사진을 들고 고인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는 사저와 연세대 김대중도서관 실내를 천천히 누비며 작별의 시간을 가졌다.

장례위는 여성 운동가이자 민주화 운동가였던 고인을 기리기 위해 특정 정당이나 단체가 아닌, 사회 각계각층이 함께 참여하는 사회장으로 지난 닷새간의 장례 절차를 치렀다. 장례위 측은 전날까지 1만여 명이 세브란스병원에 차려진 빈소를 찾았다고 밝혔다. 김성재 장례위 집행위원장은 “특별히 애도의 마음을 보내고 장례절차를 잘 마칠 수 있도록 해준 문재인 대통령께 감사드린다”며 “조의문과 조화를 보내준 북조선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밝혔다.

김병채·윤명진 기자 haass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