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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빼고 평화 외친 文대통령 오슬로 연설 공허하다

기사입력 | 2019-06-13 11:52

노르웨이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슬로 포럼’ 기조연설에서 밝힌 한반도 평화 구상은 아름다운 감성적 표현으로 포장돼 있지만, 한반도 상황의 본질을 이성적으로 직시하면 문제점이 많다. 북한의 핵무기 위협, 미·중 패권 경쟁으로 인한 안보·경제 위기 등 대한민국 상황은 결코 그런 낭만적 접근으로 해결될 만큼 한가롭지 않다.

우선, 문 대통령은 “평화란 힘에 의해 이루어질 수 있는 게 아니라 오직 이해에 의해서만 성취될 수 있다”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말을 소개하면서 ‘대화를 통한 평화’ 방식의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을 강조했다. ‘평화는 힘으로 지켜진다’ ‘평화를 바라면 전쟁에 대비해야 한다’ 등 고전적 논리를 뒤집은 것이다. 문 대통령은 연설에서 평화를 53번 외쳤지만, 한반도 평화 파괴의 주범인 북핵에 대해선 한 번도 직접 거론하지 않았다. 대화를 통한 평화는 정상국가, 또는 정상적 사고를 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가능하다. 그러나 독재 정권에 그러는 것은 독재를 거들고 평화를 파괴하는 일이다. 아인슈타인이 그 연설을 한 것은 평화주의자로 활동하던 1930년 12월이었고, 나치 독일이 들어서자 미국으로 망명했다. 그 뒤 나치의 핵무기 개발 사실을 알고 그에 앞서 핵무기를 만들어야 세계 평화를 지킬 수 있다며 미국 대통령에게 건의하고 이에 앞장섰다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된다.

그리고 평화 파괴의 책임을 따지지 않고 무조건 평화를 외치는 것은 그런 행위에 면죄부를 주고 나아가 조장하는 결과를 낳는다. 북한은 6·25 남침, 수많은 도발, 핵·미사일 개발로 한반도 평화를 파괴했다. 유엔이 11개 대북 제재결의안을 통과시킨 것은 북한 핵·미사일이 세계 평화를 위협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무조건적 대화를 촉구한 것은 싱가포르 쇼와 같은 이벤트 대화를 지속하자는 말과 같다. 하노이 회담이 결렬된 것은 북한이 핵 폐기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회담에 대해 “서두를 게 없다”며 북한 변화를 촉구했다. 문 정부는 공허한 평화론에 더 이상 매달리지 말고 확고한 대북 제재와 강력한 동맹 체제를 축으로 북한 변화를 견인해야 한다. 그것만이 평화를 제대로 이룰 수 있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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