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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 없는 기자회견’ 박상기 法務의 反언론·反민주

기사입력 | 2019-06-13 11:48

문재인 정부의 법무부(法務部) 장관이 민주주의 필수 요소인 ‘언론’의 가치와 역할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것 같지 않다. 언론은 정확한 정보를 취재해 국민에게 전함으로써 올바른 여론 형성을 가능하게 하고, 그 과정을 통해 민주주의가 작동한다. 이를 위해 기자들은 성역 없이 질문하고, 정보의 감춰진 본질에 접근하려 노력한다. 민주 정부라면 당연히 언론의 질문에 답변하고, 정보도 공개한다. 반대로 독재자와 전체주의 국가는 비판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언론을 던져주는 홍보 자료만 보도하는 하수인으로 여긴다.

박상기 법무장관은 12일 오후 검찰과거사위원회 활동 종료와 관련해 기자회견을 갖겠다고 예고하면서 질의 응답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렇다면 담화문 발표로 해야 했다. 그러면서 기자회견이란 명칭을 사용하며 기자들을 불러 모으려 한 것은, 그 발상부터 황당하다. 기자를 법무부 공무원 아니면 자신의 행사에 배석하는 들러리로 여기지 않고는 그런 생각을 할 수 없다. 법무부 담당 기자들의 기자회견 불참 결정은 당연한 것이다. 더욱 황당하게도 박 장관은 ‘기자회견’을 강행했다는 것이다. 합리적 판단력이 있다면, 회견을 연기해 기자들과 다시 협의하거나, 일방적 담화 발표로 형식을 바꾸거나 했을 것이다. 텅 빈 기자회견장에 법무부 대변인과, 기자단에 등록한 기자 아닌 기자 3명이 앉아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도 기자회견임을 내세우며 기자회견문을 읽었다니, 상식의 차원을 한참 넘어 섰다.

더욱이 이날 회견의 주제는 검찰과거사위 활동이었고, 이미 많은 문제점과 궁금증이 제기된 상태다. 박 장관이 앞장서서 질문을 요청하고 답변하는 게 국민에 대한 도리다. 더 가관인 것은 “자료에 충분한 내용이 담겨 있기 때문”이라는 법무부 해명이다. 기자들을 향해 던져주는 자료만 받아쓰라는 얘기다. 심각한 반(反)언론·반민주 행태다.이런 장관과 측근 관료들이 법치를 담당하고 있다.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가 다소라도 있는 정부라면 당장 이들을 경질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같은 언론관을 공유한다고 믿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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