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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베트남전 피해’까지 과거사 소송하겠다는 민변

김수민 기자 | 2019-06-13 11:48

韓정부 상대 10월 소송 준비
‘과거사戰’ 사실상 해외 확전
재원·소멸시효 등 난관 예고

베트남측선 되레 논란 우려
‘미래위해 과거 연연 말아야’
미국측의 보상 제안도 거부해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이 베트남 국민을 대리해 한국 정부를 상대로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의 민간인 피해 행위에 대한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베트남 측은 과거사에 대해 서로 거론하지 말자는 분위기임에도 불구하고 민변 측이 과거사 문제를 표면화시킨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민변은 베트남전 당시 민간인 피해자인 A 씨를 대리해 한국 정부를 상대로 한 국가배상소송을 이르면 오는 10월 중 제기할 예정이다. 해당 소송 준비를 위해 꾸려진 민변 베트남전 진상 규명 태스크포스(TF)에는 일제 강제동원 사건, 제주 4·3 사건 등을 맡고 있는 변호사 등이 참여해 소송 준비를 위한 회의가 열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송 원고가 될 A 씨는 1968년 2월 12일 베트남 꽝남성 디엔반시 디엔안구 퐁니 마을 집 주변에서 한국군이 쏜 총에 왼쪽 옆구리를 맞아 중상을 입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식 재판이 열려도 당장 ‘소멸시효’가 문제다. 민사소송인 국가배상소송은 불법행위가 벌어진 날로부터 5년 안에 제기돼야 하기 때문이다. 국내 일제강점기 피해자들이 일본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도 번번이 소멸시효 논란이 일었다. 민변은 지난 2005년 유엔 총회가 “국제법상 범죄를 규정하는 국제인권법의 중대한 위반과 국제인도법의 심각한 위반에는 시효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기본원칙을 채택했다는 점을 주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해 열린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진상 규명을 위한 시민평화법정’에서 확보된 증거들을 바탕으로 소송을 벌일 전망이다. 또 국내에 재산이 없는 비거주 외국인인 A 씨의 경우 소송비용을 공탁해야 하는 점도 걸림돌이다.

민변 측은 “이번 소송은 국가 차원에서 베트남전에서의 민간인 피해를 해결하라고 압박하는 상징적 의미가 크다”며 “일제 강제동원 사건과는 반대로 베트남전 민간인 피해 사건에서는 한국이 가해국인 만큼, 과거에 저질렀던 가해의 역사를 인정하고 반성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베트남 측은 과거부터 한국 정부에 대해 ‘제발 과거사 문제를 거론하지 말아달라’는 분위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미래를 위한 협력을 하고자 하는데 과거사에 연연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다. 실제 베트남전 당시 미군에 의한 ‘말라이 학살 사건’이 공개된 뒤 미국 정부가 추모공원 건립과 보상을 제안했으나, 베트남은 이를 거부하고 자력으로 추모공원을 만든 바 있다.

김수민 기자 human8@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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