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단체선 “423명 연행”주장
구금된 기자는 증거부족…석방
러시아 정부에 비판적인 기사를 쓰다가 마약 밀매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기자 이반 골루노프를 지지하는 2500여 명이 모스크바에서 항의 집회를 열었다. 경찰은 시위 참가자 수백 명을 붙잡아 구금했다.
12일 BBC 등에 따르면 당초 골루노프의 석방을 요구하기 위해 모인 이들이 모스크바에서 경찰의 책임을 묻는 시위를 벌였다. 이날 집회는 러시아 독립기념일 휴일에 이뤄졌는데 참가자들은 ‘내가／우리가 이반 골루노프다’라는 슬로건이 적힌 티셔츠를 입고 현수막을 흔들었다. 이들은 모스크바시 경찰청 앞으로 가두행진을 하며 경찰의 비리에 항의했다. 가디언은 평화롭게 행진하는 시위대를 진압복 차림의 경찰이 연행했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모스크바시 당국이 시위를 허가하지 않았다고 밝히며 해산 요구에 응하지 않은 시위 참가자 200여 명을 체포해 연행했다고 발표했다. 정치적 체포를 감시하는 민간단체 ‘OVD-인포’는 실제로는 423명이 연행됐다고 주장했다. 현지 유명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도 이날 시위에 참가했다가 체포됐다. 대부분의 연행자는 이후 풀려났지만 나발니의 석방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골루노프는 모스크바시 공무원들이 분수대 공사를 특정 기업에 몰아주고 예산 30억 루블(약 540억 원)을 지원했다는 기사, 모스크바 부시장이 가족들의 명의로 모스크바 아파트 9채를 소유하고 있다는 기사 등을 써왔다.
지난 6일 그는 모스크바 시내에서 경찰의 검문을 받다가 배낭에서 마약 물질 4g이 발견됐다는 이유로 체포됐다. 불법 마약 거래 혐의를 받은 그는 법원 판결로 2개월 동안 가택연금에 처해졌지만 증거 부족으로 풀려났다.
정유정·박준우 기자 utoor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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