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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건비 허덕이는데 ‘65세 정년연장’ 까지…시름깊어지는 기업

이민종 기자 | 2019-06-13 11:49

60세연장때 추정비용 107조
또 한번 연장땐 ‘인건비 폭탄’

친노동 탓 ‘노조 리스크’ 가중
정작 산업 구조조정엔 뒷짐만


산업계가 ‘정부·관치(官治)발 리스크’가 야기하는 고비용·저효율 구조의 늪에 빠져 신음하고 있다.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인상부터 높은 법인세율, 개선되지 않은 반(反)기업 정서에 친(親)노동·친노조 정책을 등에 업은 강성 노조의 무소불위한 주장이 득세하면서 겪고 있는 고통이다. 제조업 부문은 고비용 생산구조와 현장인력의 고령화 등으로 경쟁기반이 약화하고 있지만, 정작 정부가 산업 구조 조정에는 뒷짐을 진 채 이번에는 65세 정년연장까지 거론하면서 ‘인건비 폭탄’을 떠안을 처지에 놓였다. 포퓰리즘적 규제형 입법도 날로 늘고 있다. 이러다 보니 미래 경쟁력 확보는커녕 “국내에서 기업 하기가 너무 힘들다. 정부가 기업들을 해외로 내몰고 있는 형국”이라는 하소연만 늘고 있다. 실제로 고비용을 부담하지 못해 기업을 해외로 옮기는 ‘탈(脫)한국’이 가속하고 있다.

13일 경제계에 따르면, 정부가 65세 정년연장 논의를 본격화하면서 인건비 우려가 증폭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 2015년에 2016년 1월부터 시행된 ‘60세 정년연장’ 때 기업 부담 비용만 2016~2020년에 107조 원으로 추정한 데서 알 수 있듯, 추가 연장이 미칠 비용 부담은 막대하다. 재계 관계자는 “60세 정년연장을 시행한 지 4년도 채 안 됐는데 또다시 연장 논의를 공론화했다”며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신입 채용 확대, 52시간 근로 및 최저임금 인상까지 인건비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허덕이고 있는데 모든 기업에 고비용을 떠넘기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미 LG전자의 경우 정부 정규직화 정책에 맞춰 지난 5월 서비스센터 비정규직 3700여 명을 전원 정규직화한 뒤 인건비가 150%로 늘어 50%에 대한 추가 부담액을 충당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말 삼성서비스센터 협력사 직원 8700명을 자회사 정직원으로 직접 고용한 뒤 올해부터 인건비가 급증했다. 최승노 자유기업원 원장은 “정년 연장 시행 후 청년 일자리 침해, 고용절벽 등 폐해가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임금체계 개편 없이 또 정년이 연장되면 대기업은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악화하는 기업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을 하기는커녕, 현장에는 이처럼 부담을 가중하는 ‘지뢰밭’이 곳곳에 존재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분석 결과를 보면 시간당 국내 노동생산성은 주요국 가운데 27위지만 노사분규만 빈발하고 있다. 노동시장 효율성 순위는 2007년 24위에서 2017년에는 73위로 급락했다. 한국의 기업 규제 순위는 2013년 39위 이후 5년간 8계단이나 떨어졌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 규제가 기업활동에 미치는 부담이 커 산업 활력, 기업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다”며 “헬스케어, 전기차, 빅데이터 등 산업 분야에서 유니콘 기업들이 배출되지 않고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중소중견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을 국정과제란 이유로 불도저식으로 밀어붙이면서 이젠 회복하기 힘든 지경까지 몰리고 있다”며 “현장에서는 산업기반이 붕괴하고 있다는 말이 들린다”고 했다. 재계 관계자는 “포퓰리즘적 입법만 득세하면서 이슈 사안마다 면밀한 검토 없이 의원입법을 통해 새로운 규제를 양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민종·이은지·이해완 기자 horiz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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