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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동맹’ 아닌 ‘위험한 동맹’

기사입력 | 2019-06-13 12:03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

2년 전 韓·美 동맹의 진전 약속
文 ‘영원한 포괄적 동맹 진화’
지난 1년 동안 급격히 역주행

北 제재 이견과 연합방위 약화
전작권 條件보다 早期에 방점
한국의 전략적 역할 강화 절실


2017년 6월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한 달여 만에 미국을 방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위대한 동맹’으로의 진전을 강조했다. 문 정부가 ‘참여정부 2.0’일 것이란 미국의 우려와 의혹을 해소하기 위한 대응이었고, 나름 성과도 있었다. 이후 문 대통령은 위대한 동맹을 수시로 언급해 왔다. 얼마 전 한·미 주요 지휘관들을 청와대로 불러 격려하면서, 문 대통령은 한·미 동맹은 한시적 동맹이 아니라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북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역할을 하는 위대한 동맹으로 발전해 가야 할 영원한 동맹임을 강조했다. 한·미 동맹을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 지역 차원으로 확대하고, 영역도 포괄적으로 확장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말이다.

이런 문 대통령의 말은 한·미 동맹의 현실과 거리가 있다. 지난 1년여 동안 한·미 동맹은 위대한 동맹으로 진화하기보다는 약화돼 왔다. 북핵 해법을 둘러싼 한·미 간 이견이 발생해 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대화의 문은 열어 두되 제재를 유지하겠다는 미국의 입장과 제재의 유연성을 발휘해야 한다는 한국의 입장은 계속 충돌해 왔고, 상호 신뢰에 손상을 초래했다. 이와 더불어 한·미 연합 방위 태세는 계속해서 약화해 왔다.

대규모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중지되거나 축소된 지 벌써 1년이 넘었다. 물론 비용이 많이 드는 군사 훈련을 싫어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 결정에 따라 초래된 결과지만, 북한의 위협에 큰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연합 군사훈련을 지속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어야 했는데도, 문재인 정부는 내심 환영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남북 간 긴장 완화 조치를 강조하며 북한의 위협에 큰 변화가 있는 것으로 선전하기에 바빴고, 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유도 발사체’라며 애써 북한의 위협을 외면하고 있다.

전시 작전통제권 전환 문제도 ‘조건 충족’보다는 ‘조기 환수’에 방점을 찍은 듯하다. 사전 초기운용능력(IOC) 검증을 건너뛰고 오는 8월에 바로 초기운용능력을 검증하는 것으로 단계를 축소했다. 전작권 전환의 조건인 한국군의 핵심 군사 능력과 북핵 초기 대응 능력 확보에서도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고 했다. ‘국방개혁 2.0’이 발표된 지 1년도 안 돼 없거나 부족했던 능력이 어떻게 확보됐는지 의문이 간다. 한국 방위 의무를 축소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도 영향을 줬지만, 전작권 전환 문제를 안보의 관점이 아닌 정치적·주권적 관점에서 접근하는 문 정부의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전작권과 연동되는 것이 새로운 지휘체계 문제다. 한·미 양국은 현재와 같은 연합사 체제를 유지하되 사령관은 한국군 장성이, 부사령관은 미군 장성이 맡는 것으로 합의했다. 단일 통합지휘체계를 유지한다는 차원에서는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볼 수 있다. ‘주도’ 아닌 ‘지원’의 입장인 미군 부사령관이 적극적이고 충분한 지원을 적기에 할 것인지, 특히 확장억제와 관련한 부분에서 더 확실하고 가시적인 조치를 할 것인지에 대해 회의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또 하나의 문제는, 한미 연합사령부의 위치다. 당초 미국은 긴밀한 협의와 협조를 강조하며 연합사령부를 국방부 내에 두는 것을 주장했었다. 그런데 입장을 바꿔 경기도 평택에 있는 캠프 험프리스로 이전하기로 합의했다. 물리적으로 떨어진 상태에서 긴밀한 실시간 협조가 이뤄질 수 있을지, 그리고 사실상 분리된 지휘체계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물론 정보화 시대에 첨단 정보통신 장비를 통해 실시간 협의하고 협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지만, 물리적으로 같은 위치, 같은 공간에서 근무하며 협의·협조를 하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특정 시점이 아닌 조건과 능력에 기초한 동맹 조정을 추진해 우리 안보에 허점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또한, 위대한 동맹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한반도를 넘어선 지리적·기능적 영역에서의 협력을 확장하고 참여해야 한다. 북한 문제에 몰입해 전략 구도의 변화와 이것이 가져올 중장기적 영향을 소홀히 한다면 우리의 안보와 번영을 담보할 수 없다. 동맹의 영원함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확인하고 한국의 전략적 가치와 지위를 강화함으로써 미국의 지원과 협력을 확보하고 단기적 피해와 압박을 상쇄해 나가야 한다. 선택의 문제를 외면한다고 해결되는 게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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