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김광보(오른쪽) 연출가와 고연옥 작가가 2011년 ‘지하생활자들’간담회를 하고 있다. 강일중 칼럼니스트 블로그

연극인생 동반자들

김광보 단장은 고연옥 작가와 작업을 많이 했다. 2001년 ‘인류 최초의 키스’로 연출-대본 콤비를 이룬 이후 16번이나 작품을 함께 만들었다. “고 작가와 함께하면 중요한 작품으로 자리매김하더라. 초기 세 작품이 연달아 상을 받았다.(웃음) 고 작가가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나와 잘 맞는다. 세상을 삐딱하게 보는데, 거기서 분노가 느껴진다. 그 대본으로 서브 텍스트를 어떻게 구축하느냐가 키포인트인데, 그 과정이 정말 힘들다. 그래서 다시는 안 한다, 정말 안 한다고 하면서 여기까지 오게 됐다.(또 웃음)”

김 단장은 유성주 배우와 17회나 작업을 했다. 유 배우는 줄곧 연극 무대에 서다가 드라마 ‘SKY 캐슬’의 영재 아빠 역으로 브라운관 데뷔를 했다. “연극은 변화하고 싶은 욕망과 보고 싶은 충동이 만나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유성주 배우는 무대에서 변화에 능하다. 인간으로서도 성실하다. 그가 ‘SKY 캐슬’로 떠서 참 기쁘다. 당분간 연극하기 힘들겠으나, 드라마를 열심히 해서 돈 많이 벌라고 말해줬다. 기회가 왔을 때 그걸 잡아야 하니, 연극을 고집한다고 그걸 놓치지 말라고.”

김 단장은 연극계에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며 ‘반짝반짝 빛나는’ 후배 연출가 이름을 되뇌었다. 구자혜, 이기쁨, 서지혜, 이연주, 민새롬, 신유청 …. “다음 세대를 뒷받침하고 싶다는 열망이 내게도 있다. 여기 있는 동안에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다. 그래서 창작플랫폼희곡작가, 연출가 프로젝트를 하고 있다. 내년 5월에 임기가 끝나는데, 내년 정기 공연 연출은 후배들에게 맡기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