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당권, 누가 잡을까? 영국 보수당 대표 경선에 출마한 10명.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보리스 존슨 전 외교장관, 도미닉 라브 전 브렉시트부 장관, 제러미 헌트 외교장관, 로리 스튜어트 국제개발부 장관, 마크 하퍼 전 제1 원내총무, 사지드 자비드 내무장관, 마이클 고브 환경장관, 앤드리아 레드섬 전 하원 원내총무, 맷 행콕 보건부 장관, 에스터 맥베이 전 고용연금부 장관. AP 연합뉴스

‘1922委’, 입후보 등록 완료
다음달 22일 최종 선출 전망
‘브렉시트 강경파’존슨 前장관
“법인세·사업세 대폭 낮출 것”
고브는 “고소득자 감세 안해”

영국 보수당이 대표직을 사임한 테리사 메이 총리의 후임 선출을 위한 작업에 본격 돌입했다. 새 대표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영국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전략이 크게 갈릴 전망이다.

10일 BBC 방송, 가디언 등에 따르면 보수당은 이날 오후 당대표 경선 출마 후보등록을 마감했다. 보수당 평의원 모임으로 당대표 경선을 관할하는 ‘1922 위원회’는 모두 10명이 입후보 등록을 완료했다고 발표했다.

마이클 고브 환경장관, 맷 행콕 보건부 장관, 제러미 헌트 외교장관, 사지드 자비드 내무장관, 로리 스튜어트 국제개발부 장관 등 현역장관 5명과 보리스 존슨 전 외교장관, 에스터 맥베이 전 고용연금부 장관, 도미닉 라브 전 브렉시트부 장관, 앤드리아 레드섬 전 하원 원내총무, 마크 하퍼 전 제1 원내총무 등 전직 각료 및 당 지도부 출신 5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당초 경선 출마 의사를 밝혔던 이들 중 샘 지이마 의원은 충분한 지지를 구축할 시간이 없었다는 이유로 출마 의사를 접었다. 당대표 경선 출마를 위해서는 하원의원 8명 이상의 지지를 받아야 한다. 이전까지는 2명 이상의 지지를 받으면 경선에 나올 수 있었지만, 후보 난립 우려 때문에 이번부터 변경된 규정이 적용된다. ‘1922 위원회’는 경선 참가자들이 12∼13일 선거운동을 벌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출마자들을 놓고 메이 총리를 포함한 313명의 보수당 의원이 오는 13일 투표를 실시해 가장 득표수가 적은 후보와 17표 미만에 그친 후보를 탈락시킨다. 오는 18일과 19일, 20일에도 같은 방식으로 투표를 진행해 최종 2명의 후보를 남긴 뒤, 약 12만 명에 달하는 전체 보수당원이 우편 투표를 실시한다. 이에 따라 오는 7월 22일 새 보수당 당대표가 선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새 대표는 곧 차기 총리가 되는 만큼, 누가 대표가 되느냐에 따라 영국의 브렉시트 전략은 크게 바뀔 전망이다. 현재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존슨 전 장관의 경우 EU가 더 나은 조건을 제시하지 않으면 탈퇴 분담금을 지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특히 “기존 합의안을 하느니 노딜을 택하겠다”고 밝힐 정도로 강경한 브렉시트 추진론자다. 존슨 전 장관의 경쟁자로 꼽히는 고브 장관과 헌트 장관은 메이 총리의 합의안을 지지해 왔지만 고브 장관은 ‘노딜’과 ‘노브렉시트’ 중 ‘노딜’을 택하겠다고 밝힌 반면, 헌트 장관은 ‘노딜’은 “정치적 자살행위”라는 입장이다. 현재 EU 잔류 찬성파들의 후보 지지 성향은 헌트 장관이 가장 높고 고브 장관이 그다음, 존슨 전 장관이 가장 적다. 한편 존슨 장관은 이날 일간 텔레그래프에 향후 법인세 및 사업세를 대폭 낮추는 감세 계획을 밝혔다. 텔레그래프는 존슨 전 장관이 감세를 실시할 경우 연 96억 파운드(약 14조5000억 원)가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브 장관은 존슨 전 장관에 맞서 “총리가 된다면 이미 부자인 사람들의 세금을 깎는 시스템을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젊은 시절 코카인 투약 의혹에 대해선 “실수였으며 후회하고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경선을 완주하겠다고 밝혔다.

박준우·정유정 기자 jwrepublic@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