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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노조 등 내부서도 반발
명예퇴직수당 조례안도 논란
5년간 추가비용 112억 달해

서울시가 비정규직에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 ‘공무직’ 처우 개선에만 매몰돼 ‘우선 채용’ ‘퇴직금 가산 지급’ 등 특혜성 조항을 삽입한 단체협약을 체결한 사실이 드러나 내·외부의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여기에 더해 서울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공무직 처우를 개선하겠다며 거액의 혈세 투입이 불가피한 조례안 통과를 추진해 공무원노조가 “실상을 시민들에게 알리겠다”며 거리로 나설 태세다. 전문가들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목표에만 매몰되지 말고 공공기관 무기계약직의 전반적 처우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10일 문화일보가 지난해 12월 서울시와 전국공공운수노조 서울 공무직 지부 간 체결된 단체협약서를 확인한 결과, 특혜 시비가 일 수 있는 ‘우선 채용’과 ‘퇴직금 가산’ 내용이 포함됐다. 단체협약서 제18조는 ‘시가 구조조정 일환으로 해고된 사람에 대해 해고일 2년 이내 신규 채용 시 우선 채용하고 산업재해로 사망한 사람의 피부양가족 요구가 있을 때 그 피부양 가족을 우선 채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협약서 41조엔 5년 이상 근무하고 퇴직하는 공무직에 정해진 퇴직금의 50%를 가산해 지급하는 내용도 명시돼 있다. 신규채용 시 공개채용 원칙을 무시하고 향후 시에 큰 재정 부담을 안기는 내용이라고 서울시공무원노조(서공노)는 지적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시의회 민생실천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 11명이 발의한 ‘공무직 채용 및 복무 등에 관한 조례안’도 논란거리다. 조례안은 공무직 전담 인사관리위원회 운영, 공무원에 준하는 출장비 지급, 20년 이상 근무자 대상 명예퇴직 수당 지급 조항을 담았다. 시의회 예산정책담당관이 조례 시행 시 드는 비용을 추정한 결과 앞으로 5년간 112억7217만 원의 혈세가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무직 처우 개선에 대해서는 사회적 합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신용수 서공노 위원장은 “많은 사회적 비용이 수반되는 만큼 공청회를 통한 여론 수렴 후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주희 바른사회시민회의 사회실장도 “고용노동부가 민간 사업장 단체협약 실태조사를 통해 우선·특별채용은 단협 위반사항으로 판단했다”며 “세금으로 공무직 처우를 개선하는 문제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