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4강 약속’ 지켰다… 이젠 너희가 약속한 우승 해내자”

이미지 크게보기밝게 웃는 ‘슛돌이’ 20세 이하 축구대표팀의 이강인(가운데·발렌시아)이 10일 오전(한국시간) 폴란드 카토비체공항에서 전세기에 오르며 활짝 웃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U-20 축구대표팀 정정용 감독 준결승 앞두고 각오 다져

세네갈과 8강전 승부차기승
36년만의 ‘4강 신화’ 위업

FIFA ‘4강팀 예우’ 전세기로
준결승전 치를 루블린 이동
연장 격전 치른 대표팀 호재

4강전까지 뚫는다.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이 10일 오전(한국시간) ‘약속의 땅’ 폴란드 루블린으로 이동했다. 대표팀은 오는 12일 오전 3시 30분 루블린의 루블린스타디움에서 에콰도르와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 월드컵 4강전을 치른다. 루블린은 지난 5일 대표팀이 일본과의 16강전에서 오세훈(아산 무궁화)의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한 곳. 6일 루블린을 떠났던 대표팀은 4강전을 앞두고 4일 만에 다시 루블린에 돌아왔다.

대표팀은 세네갈과의 8강전을 위해 지난 6일 루블린에서 비엘스코비아와까지 버스로 약 9시간이나 이동했다. 이동 거리는 약 400㎞이지만 버스 기사의 식사와 휴식으로 인해 이동에 한나절 가까이 걸렸다.

대표팀은 이번엔 FIFA가 제공한 전세기에 몸을 실어 루블린으로 돌아왔다. 4강의 예우. 루블린까지 2시간 걸렸다. 대표팀은 차량으로 비엘스코비아와 인근의 카토비체공항까지 간 뒤 비행기에 몸을 실었고 1시간 만에 루블린에 도착했다. 대표팀이 전세기를 이용한 건 처음이다. 20세 이하 월드컵의 이동 수단은 기본적으로 버스이지만 4강부터는 회복 시간이 짧은 팀에 전세기가 제공된다. 세네갈전에서 연장전 소화로 체력 저하가 심한 대표팀엔 호재. 8강전까지 5경기에서 모두 풀타임을 소화하며 4강행을 이끈 골키퍼 이광연(강원 FC)은 “몸도 마음도 편하다. 개운하다”고 밝혔다.

루블린을 다시 찾은 정정용 대표팀 감독은 “폴란드에 처음 왔을 때 선수들에게 ‘우리가 할 수 있는 한 많은 땅을 정복하자’고 말했다”면서 “이번 대회에선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다른 장소로 이동하기에 갈 수 있는 모든 장소를 가보자고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감독은 “루블린은 한번 왔던 장소이고 결승전은 새로운 곳에서 치른다”면서 “정복자의 마인드로 잘 준비해 우치로 가자고 선수단에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대표팀은 9일 세네갈과의 8강전에서 6골을 주고받으면서 연장접전을 치렀고 승부차기로 승리했다. 정 감독은 “한일전 기억보다 어제 기억이 아직 가시지 않는다”며 “이곳에 좋은 추억이 있고, 전체적으로 분위기와 팀워크도 좋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정 감독은 “8강전에서 이긴 뒤 라커룸에서 선수들에게 ‘내가 국민과 한 약속(4강)은 지켰으니 이제 너희들이 국민에게 약속(우승)한 것을 지켜야 할 때가 왔다’고 부담감을 팍팍 줬다”고 웃으면서 말했다. 대표팀은 에콰도르와의 4강전에서 승리하면 오는 16일 우치에서 또 다른 4강전인 이탈리아-우크라이나전 승자와 격돌한다. 에콰도르에 패하면 15일 그디니아에서 3∼4위 결정전을 치른다. 우치와 그디니아 모두 대표팀이 가보지 못한 곳이다.

대표팀은 8강전에서 연장접전, 그리고 승부차기까지 치렀다. 체력 저하에 대한 우려는 당연한 일. 그러나 정 감독은 “당연히 힘든 부분이 있겠지만, 에콰도르도 똑같은 처지일 것”이라며 “에콰도르의 전술과 컨디션을 확인하고 우리의 출전 선수를 구성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광연은 4강에 진출해 루블린에서 다시 보자고 팬들에게 약속했다. 이광연은 “국민들에게 얘기한 건 꼭 지키고 싶어 우리 선수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열심히 뛰었다”고 강조했다. 이광연은 “에콰도르는 이번 대회 개막 전 평가전에서 이긴 경험(1-0)이 있기에 어렵다고 여기지 않는다”며 “체력을 잘 회복하면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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