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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계 ‘박사급’ 자격증인데… 돈 주면 합격이라니 황당”

송유근 기자 | 2019-05-21 11:47

이용장 시험 등 부정 드러나자
준비생·협회 분노 목소리 확산
업계선 권위 훼손될까 우려도


“뛰어난 기술자들에게 주어지는 자격증이, 부정과 비리로 거래되다니….”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진행하는 차량기술사 필기시험과 이용장·미용장 실기시험에서 조직적 부정행위가 이뤄졌다는 의혹이 전해지면서 국가기술자격시험 준비생과 관련 협회에서 분노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부정과 비리 자체에 대한 불만은 물론 자격증의 공신력까지 훼손되는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21일 한국자동차기술인협회 관계자는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차량기술사는 10년 가까이 기술 연마를 요구하는 고도의 전문직”이라며 “유출된 시험문제로 합격한 사람이 어떻게 해당 직무를 전문성 있게 수행하겠느냐”고 말했다. 차량기술사는 자동차의 성능, 경제성, 안전성 연구 및 설계, 지도와 감리 등의 기술업무를 수행한다. 협회에 따르면 차량기술사는 실제 전국에서 활동하는 인원이 250명 안팎(명장은 15명 안팎)에 불과하다. 자동차공학과 등 관련 전공 졸업자로서 6년 이상의 경력을 쌓았거나, 관련 분야에서 9년 이상의 경력이 있어야 하는 등 자격시험 응시 조건부터 까다롭다. 협회 관계자는 “그만큼 업계에서는 차량 관련 최고의 기술자들에게 주어지는 자격증으로 인정받고 있었던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1월 열린 차량기술사 필기시험에서 시험 문제를 만든 출제위원이 응시자에게 문제를 유출해 합격시킨 의혹이 불거져 자격증의 권위마저 떨어질 상황에 놓여 있다.

이·미용장 자격증도 마찬가지다. 1년에 두 차례 실시하는 이·미용장 시험은 이·미용계에서는 ‘고시’라고 불릴 만큼 응시 자격과 시험 통과가 까다롭다. A 미용예술전문학교 관계자는 “아무나 지원할 수 없으며 시험 자체가 어려운 걸로 유명해 희소성이 있는 자격증”이라며 “사회적 대우는 기능계의 박사 학위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응시 예정자인 김모 씨는 “(박사 학위급인 자격증을) 돈을 주면 붙여 준다고 하니, 황당하고 어이없다”고 말했다. 이·미용장 자격증이 있으면 미용 관련 학과 대학교수·미용직업 관련 학교 및 학원 강사는 물론, 각종 미용대회 심사위원으로도 갈 수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미용장 시험에서 응용 헤어컬러링 과목이 추가돼 시험의 난도가 더욱 올라간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학원 관계자는 “실기 합격률이 4∼20% 정도로 낮고 또 응시생이 적은 만큼 위험부담을 갖고 이·미용장반을 개설하는 학원도 드물다”며 “이런 와중에 비리가 터지면 안 그래도 힘든 학원은 어쩌란 거냐”고 말했다.

송유근·김수민 기자 6sil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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