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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원·강제치료 방안 안보여… ‘알맹이’ 빠진 정신질환 대책

최재규 기자 | 2019-05-15 11:51

- 복지부 우선조치안 발표

조현병·조울증 등 중증환자
관리사각 대상 33만명 달해

전문요원 확충 1년 앞당기고
응급개입팀 17개 시·도 설치

예산확보 협의 안끝나 불확실
입원제도 개선은 검토 머물러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중증정신질환자 보호·재활 지원을 위한 우선 조치 방안’의 골자는 정신질환자에 대한 24시간 응급 대응체계를 갖추고, 정신건강복지센터 인력을 빠르게 확충하는 것이다. 하지만 관련 예산 확보를 위한 협의가 끝나지 않아 어느 정도까지 구체화가 가능할지 불확실한 데다 전문가들이 주장하는 입원제도 개선이 검토 수준에 머물러 알맹이가 빠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복지부에 따르면 국내에는 조현병, 조울증, 재발성 우울증 등을 앓는 중증정신질환자가 50만 명이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 인구의 1% 수준이다. 이 가운데 33만여 명이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이번 대책은 이들을 관리의 영역으로 끌어들여 범죄 위험 등을 낮추는 데 집중하고 있다.

우선 현재 서울·부산 등 5개 광역시·도에서 자체 운영하는 ‘응급개입팀’이 내년 중으로 17개 광역시·도 전체에 설치된다. 경기도와 강원도 등 관할지가 넓은 지역에는 2개 이상의 팀을 갖출 계획이다. 응급개입팀 요원은 야간과 휴일에도 정신질환이 의심되는 사건·사고 현장에 경찰, 구급대와 함께 출동해 안정 유도, 상담, 치료계획 수립에 나선다.

기초 시·군·구에 설치돼 중증정신질환자에게 재활서비스를 제공하는 정신건강복지센터의 인력도 대거 충원된다. 총 237개소 센터에 충원(2020∼2022년)이 예정된 785명(센터당 평균 4명 추가)을 1년 앞당겨 보강해 현재 전문요원 1인당 60명 수준인 사례관리 대상자를 25명 수준으로 낮춘다.

이 같은 대응 보강을 통한 정부의 목표는 2012년 광주시가 시작한 ‘통합정신건강증진사업’을 전국에 확대 적용하는 것이다. 통합정신건강증진사업은 광역시·도에 예산을 포괄적으로 지원하면 지역 특성에 맞는 정신건강 복지 서비스를 개발하는 사업으로 광주의 경우 환자 조기발견, 재입원 예방, 위기 대응 등에서 성과를 냈다.

하지만 이번 대책에서는 예산이 확정되지 않은 탓에 일선 정신건강복지센터의 인력 추가 확충안이 구체적으로 포함되지 못했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예산 관련 논의의 진행 상황에 대해 “구체적인 예산 규모를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예산 당국의 인식도 바뀌었고 적극적으로 응해주고 있다”며 “예산 확보를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사각지대의 중증정신질환자 33만여 명을 추가로 관리 영역으로 끌어들일 경우, 현재 목표인 전문요원 1인당 정신질환자 25명 수준을 맞추기 위해서는 기존 계획보다 더 많은 인력 충원이 불가피하다.

권준수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사장은 “이번 조치 방안은 중증 정신질환 치료의 가장 핵심인 입원제도 개선을 검토하겠다는 수준에 머물러 실망스럽다”면서 “법원과 같은 사법기관이 입원 여부를 결정하는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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