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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 노사갈등 계속땐 존립에 치명적 결정 부를수도”

방승배 기자 | 2019-04-15 11:54

떠나는 이기인前부사장 ‘손편지’

“외국社 자회사란 사실 인정해야”
‘문 닫은 뒤 후회말자’ 당부인 듯


“르노삼성은 현대기아차와 같은 국내에 본사를 둔 회사가 아니라 외국계 기업에 소속된 하나의 자회사에 불과하다는 현실을 정확히 이해하고 인정해야 한다.”

르노삼성 부산 공장 제조본부장인 이기인(사진) 전 부사장이 지난 12일 회사에 사표를 제출하면서 직원들에게 보낸 ‘부산 공장을 떠나며’라는 제목의 손편지 내용의 일부다. 이 전 부사장은 편지에서 “르노그룹은 부산공장에 지금과 같은 상황이 더 이어진다면 르노삼성의 존립에 치명적인 결정을 내릴 것”이라며 이같이 적었다.

한국 회사가 아닌 르노그룹은 언제든 철수할 수 있기 때문에 ‘회사 문 닫은 뒤 후회하지 말자’는 마지막 당부로 해석된다. 1993년 회사 창립 멤버로 26년간 근무해온 이 전 부사장은 임단협 사측 대표로 장기 공전하고 있는 임단협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표를 제출했다. 이 전 부사장의 마지막 당부는 ‘노사협력’이었다. 그는 “노사 간의 갈등과 반복이 더 이상 계속되어서는 절대 안 된다”면서 “현재와 같이 부산공장의 불안정한 상황이 이어진다면 우리의 고통과 회사의 존립에도 치명적인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이어 “현명하고 올바른 선택을 해주기를 당부한다”고 덧붙였다.

15일 르노삼성과 업계에 따르면 파업이 지속되는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는 강성 집행부의 무조건적 파업지침에 노조원들의 불만도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11일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부산 공장을 방문해 노사 양측을 만나 양보를 당부했지만 노조는 12일 부분 파업을 벌였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파업에는 미참석자가 30%나 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노조집행부가 부담을 느껴 12일 ‘집회 없는 파업’으로 바꿨지만 동참하지 않은 인력이 40%가 넘어 선 것으로 파악됐다. 노조집행부는 파업 미참석자에 대한 징계조치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측이 노조에 이미 부산공장 가동 일시 중단(셧다운)을 통보한 데 이어 최악의 경우 공장 철수 가능성까지 나오고 있다. 7개월째 이어진 노사 갈등으로 르노삼성자동차가 입은 매출 손실만 243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노조는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52차례에 걸쳐 210시간 부분파업을 벌였다.

하지만 노사 간 갈등의 해결점이 잘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외주화와 전환배치, 노동강도를 놓고 사측은 이를 ‘협의’ 사안으로 보고 있지만, 노조는 ‘노사 합의’로 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 중 지난해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을 마무리 짓지 못한 곳은 르노삼성이 유일하다.

방승배 기자 bsb@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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