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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 구매’ 완전허용 LPG車의 모든것

박정민 기자 | 2019-03-15 15:23

지난 13일 국회가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 개정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킴에 따라 이달 중으로 일반인들도 LPG 차량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LPG가 연소 시 휘발유·경유보다 상대적으로 친환경적이어서 미세먼지 감축에 도움이 될 것이란 이유 때문에 규제가 폐지됐지만 유류세 세수 감소, LPG 차량의 낮은 연비 등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 시내 한 LPG 충전소에서 사람들이 차량에 LPG를 주입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지난 13일 국회가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 개정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킴에 따라 이달 중으로 일반인들도 LPG 차량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LPG가 연소 시 휘발유·경유보다 상대적으로 친환경적이어서 미세먼지 감축에 도움이 될 것이란 이유 때문에 규제가 폐지됐지만 유류세 세수 감소, LPG 차량의 낮은 연비 등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서울 시내 한 LPG 충전소에서 사람들이 차량에 LPG를 주입하고 있는 모습. 뉴시스


연료비, 휘발유의 60%… 초미세먼지 2030년 71t 감소 기대
낮은연비·부족한 충전소 단점… “11년간 72만대 증가” 전망

LPG車, 전체 등록차량중 9%
2018년 기준 205만대 주행중

‘리터당 800원’ 유지비 매력커
유류세도 휘발유의 절반 수준
세수 3000억원 이상 줄더라도
환경피해 감소액 훨씬 커 이득

연료탱크탓 트렁크 협소 단점
‘도넛탱크’ 개발 등 보완 박차

현대기아차, 쏘나타·K5 적용
르노삼성도 SUV QM6 계획
국내업계 제품군 확대 저울질


지난 13일 국회가 LPG 차량의 일반인 구매 규제를 완전 폐지하는 내용의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 개정안을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이번 조치는 미세먼지 저감 대책의 일환으로 현재는 택시, 렌터카, 장애인 등만 구매할 수 있는 LPG 차량의 규제를 풀어 휘발유, 경유보다 상대적으로 청정연료인 LPG 소비를 확대하기 위한 목적이다. 하지만 이 경우 LPG 공급부족과 가격 인상 가능성도 제기되는 한편, 휘발유, 경유 사용이 줄어드는 데 따른 유류세 수입 감소도 발생할 수 있다. LPG 차량 일반인 구매 규제 폐지와 관련한 여러 궁금증을 10문10답을 통해 풀어보겠다.


1. LPG 연료 왜 제한했나

과거 자동차 등에 수송용 연료로 사용되는 LPG는 원래 원유 정제에 따른 부산물로, 생산수율이 약 2.4%에 불과해 국내 수급이 불안정했다. 이런 이유로 1969년 건설교통부 고시인 ‘LPG사용 자동차 및 관리기준’을 제정해 일부 버스 등에만 수송용 연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제한한 것이다. LPG 사용 제한은 수급 문제에서 비롯된 셈이다.

2. 과거 규제 완화 계기는

LPG 수급에 숨통이 트이며 차량 사용도 점차 확대됐다. 수송용 LPG연료 수요 증가로 인해 1982년에 택시부터 사용제한을 본격 완화했고, 연료비 부담 경감을 위해 낮은 세금을 부과했다. 1988년에는 LPG 수입업체가 생겨 수입이 확대되고, 장애인, 국가유공자 등의 값싼 이동권 보장 요구로 인해 사용제한 완화를 점차 확대했다. 2011년에는 장애인 및 국가유공자가 보유한 중고 LPG차의 재산상 불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해 5년이 경과한 LPG차는 일반인에게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당시 LPG차 보유가 가능한 사람들 간에만 중고차 매매가 가능하고, 일반인에게는 매매를 할 수 없어 일반 중고차 시세에 비해 중고 LPG차 시세가 낮아 재산상 불이익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이후 2017년 1월부터는 5년 경과한 모든 중고 LPG차를 일반인에게 판매할 수 있게 했다.

최근 법 개정 전까지 소형(1600cc미만), 중형(1600~2000cc미만) 및 대형(2000cc 이상) 승용자동차만 LPG 사용을 제한했다. 한편 사용제한 완화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고시 형태로 사용제한을 하는 것은 법적 근거가 미흡하다는 의견이 나오며 사용제한 법적근거를 1999년 3월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으로 이관했다.

3. 국내 LPG車 현황은

국내 LPG차 등록대수는 2010년(245만6000대)을 정점으로 매년 감소 중이다. 2017년 212만2000대로 2016년 대비 2.9%(6만3000대) 감소했다. LPG차 등록대수 감소로 인해 LPG연료 소비량도 2017년 331만1000t으로, 2016년 351만5000t 대비 5.8% 줄었다. 연료별 자동차 점유율(2017년)로 볼 때 전체 차량에서 휘발유는 46%, 경유는 42.5%인데 반해 LPG는 9.3%에 불과하다.

한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 회원국에서 LPG를 수송용으로 사용 중이다. 이 가운데 LPG 사용제한이 없는 20개국 평균 대비 한국의 LPG 상대가격비는 6%포인트, 세금 비중은 3.8%포인트 높다.

4. 규제 전면 폐지 이유

전국을 강타한 미세먼지가 결정적이었다. LPG가 연료 수급에 문제없다는 점뿐만 아니라 경유나 휘발유 차량에 비해 유해물질을 덜 배출한다는 점 때문이다. 산업부의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정부가 LPG차량 규제를 완전 폐지한다면 2030년 기준 LPG차량 등록대수는 282만2000대, 연료 소비량은 367만3000t으로 현재 대비 각각 72만여 대, 36만여 t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LPG연료 공급량(1억7555만 t)에서 기본 수요(1억6934만 t)를 뺀 잉여량은 621만 t이다. 이 남는 LPG 연료량을 감안하면 LPG차량 규제 완화에 따라 LPG 연료 수입이 늘어도 안정적인 수급이 가능하다. 이 보고서는 또 LPG차 규제를 완화하면 상대적으로 배기가스 배출이 많은 경유·휘발유차가 줄어 질소산화물(NOx)과 초미세먼지(PM2.5) 배출량이 각각 최대 7363t, 71t씩 감소한다고 밝혔다. 이 경우 환경피해 비용 감소액은 3327억~3633억 원이다. 유종별 단위당 환경피해 비용 역시 LPG가 ℓ당 264원으로, 휘발유 601원, 경유 1126원보다 월등히 낮다.

5. LPG車의 장점

LPG차의 장점은 낮은 유지비, 적은 대기오염원 배출량이다. 우선, LPG 판매가격은 ℓ당 약 800원 수준으로 휘발유(1350원), 경유(1250원)와 비교해 훨씬 저렴하다. LPG라는 원료 자체가 상대적으로 싸기 때문이다. 휘발유, 경유처럼 원유 정제를 통해서도 생산되지만, 가스전이나 원유광구에 수반된 가스로도 채굴이 가능해 공급량이 풍부하다. 특히 모래와 진흙이 쌓여 단단히 굳은 셰일층에서 LPG를 추출하기 시작하면서 가격은 하향 안정화 추세다.

LPG의 친환경적인 요인을 고려해 나라에서 유류세를 적게 붙이는 것도 저렴한 가격의 이유다. 에너지 세제 개편으로 휘발유 대 경유 대 LPG 가격 수준은 100대 85대 50이다.

특히 최근 미세먼지 절감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원조 친환경 차량’인 LPG차에 대한 관심도 급증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LPG차의 배출가스 평균등급은 1.9로, 휘발유차(2.5), 경유차(2.7)에 비해 낮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LPG차 규제가 폐지되면 2030년 질소산화물이 최대 7363t, 초미세먼지는 최대 71t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6. LPG車의 단점

가장 큰 단점은 연비가 낮다는 점이다. 휘발유에 비해 열량이 적어 출력과 연비가 떨어지고 상온에서 불안정한 연료 특성 탓에 부수적인 에너지 손실도 있다. 특히 LPG를 연료로 쓰는 차는 트렁크에 가스봄베가 위치하기 때문에 승차감이 떨어지는 편이다.

이 때문에 친환경 차량계의 ‘라이벌’인 전기·수소차 보급 속도를 감안하면 LPG차가 예상만큼 확산하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충전소가 일반 주유소에 비해 적다는 점도 단점이다. 다만, 자동차 업계가 그간 기술개발을 통해 LPG 차량의 최대 단점인 낮은 연비를 개선해 왔기 때문에 과거와 비교해서는 나아졌다는 평도 나온다.

7. 유류세 감소 문제없나

산업통상자원부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LPG 차량 규제 폐지로 LPG의 소비가 늘어나면 정부가 거둬들이는 유류세(제세부담금) 감소액도 3132억~3334억 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됐다. LPG가 휘발유나 경유보다 유류세가 2분의 1, 혹은 3분의 1배 낮기 때문에 이같은 세수 감소가 불가피하다. 하지만 환경피해 감소액이 이보다 195억~299억 원 더 많아 전체적으로 볼 때 비용 측면에서 LPG 소비 확대가 더 이득인 것으로 나타났다.

8. 시장 트렌드 바뀔까

자동차 업계는 국내로만 한정된 시장의 매력도가 높지 않아 고민에 빠져 있다. LPG 차량의 판매가 늘긴 하겠지만 내연기관에서 전기차와 수소차 등 미래차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큰 영향은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

LPG 차량의 연료비는 적게 들지만 차량 구매 시 소비자가 고려하는 연비와 주행성능 부분이 기존 디젤이나 가솔린 차량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이다. LPG 차량이 중저가 모델에 집중되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강한 충돌 사고 시 폭발의 위험성이 크다는 단점도 있다. 유럽의 일부 선진국에서는 폭발의 위험성을 우려해 LPG차의 지하 주차장 이용을 규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업계는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 변화로 이어지려면 상품성을 갖춘 제품군이 더 확대돼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에너지경제연구원은 LPG차량 제한을 전면적으로 풀어도 2019년 210만 대 정도에서 2030년 약 282만 대로 11년간 72만 대가량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9. 정유업계 반발 가능성은

충전소 부족도 문제다. 전국에서 운영 중인 LPG충전소는 현재 2030곳으로, 현재 운행하고 있는 200만 대가 넘는 LPG차량이 사용하기에도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전기차에 대한 매력이 높음에도 인프라 시설 부족으로 인해 성장 속도가 더딘 것과 마찬가지 상황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유업계도 반발하고 있다. 경쟁연료라 할 LPG에 소비시장 일부를 뺏길 수 있어서다. 그렇다고 미세먼지로 ‘친환경 우선’ 목소리가 사회 각계에서 높아진 탓에 대놓고 호소하기도 어려운 처지다. 대한석유협회는 그동안 사용제한 완화의 취지인 미세먼지 저감효과가 미미하고 제세부담금까지 감소할 수 있다며 규제 완화에 반대해 왔다. LPG와 휘발유 경유를 모두 판매하는 SK그룹은 입장이 조금 다르다. ‘맑은 날엔 우산장수 아들을, 비 오는 날엔 소금장수 아들을 걱정한다’는 말이 나오는 상황이다.

10. 자동차업계 전략

현재 국내에서 판매되는 LPG 승용 모델로는 현대차 아반떼·쏘나타·그랜저·스타렉스, 기아차 모닝·레이·K5·K7, 르노삼성 SM5·SM6·SM7이 있다. 현대자동차는 이달 출시하는 신형 쏘나타에, 기아자동차는 2020년형 K5에 LPG를 연료로 하는 ‘LPI’ 모델을 포함시켰다. 르노삼성은 LPG 연료를 쓰는 SUV QM6를 내놓을 예정이다. 르노삼성은 기존 트렁크의 절반을 차지하던 LPG 연료탱크를 납작한 환형 탱크로 만들어 스페어타이어 공간에 탑재함으로써 기존 LPG 차량의 최대 단점인 협소한 트렁크 공간 문제를 해소한 기술인 도넛탱크 기술을 개발했다. 쌍용차는 지난해부터 LPG 개조 업체와 협업해 가솔린 티볼리에 LPG 시스템을 추가한 바 있다. 일단 자동차업계는 차량 판매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환영하고 있지만 LPG차량에 대한 시장수요가 얼마나 늘어날지 알 수 없어 일단 지켜보겠다는 분위기다.

박정민·박수진·방승배 기자 bohe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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