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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靑이어 총리실 눈치도 본다”… 존재감 없는 홍남기號

조해동 기자 | 2019-03-14 12:00

카드 소득공제축소 말 꺼냈다
9일만에 黨政서 “3년 연장”

대통령 발언·IMF권고 나오자
부랴부랴 10兆안팎 추경 채비

靑·與‘지시’만 따르는데 자조
사무관들 경제정책국 지원꺼려


‘고개 숙인 기획재정부.’

14일 경제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기재부가 외풍(外風)에 흔들리면서 존재감이 사라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지난 4일 납세자의 날 기념식에서 얘기를 꺼냈다가 9일 만에 ‘말짱 도루묵’이 된 신용카드 소득공제 축소는 정책 대참사(大慘事)의 대표적인 사례로 거론된다. 홍 부총리는 “신용카드 소득공제와 같이 도입 취지가 어느 정도 이뤄진 제도에 대해서는 축소 방안을 검토하는 등 비과세·감면 제도 전반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산·서민층 증세(增稅)라는 여론이 들끓고, 여기저기서 질책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자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 기재부가 13일 개최한 비공개 당정청 협의회에서 ‘없던 일’이 됐다. 올해 말 일몰을 맞는 신용카드 소득공제 제도를 3년 연장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세제와 관련된 고도의 전문성을 가진 기재부 세제실이 2017년 소득공제 신청자만 967만7000명, 3인 가족으로 환산하면 우리나라 인구 중 약 3000만 명의 살림살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을 이렇게 어설프게 다뤘다는 사실에 대해 어처구니없어 하는 사람이 많다.

20여 일 전까지만 해도 추가경정예산(추경)의 ‘추’ 자만 나와도 경기를 하던 기재부 예산실은 요즘 태도를 180도 바꿔 추경 편성을 사실상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문재인 대통령이 6일 “필요하다면 추경을 편성해서라도 미세먼지를 줄이는 데 역량을 집중하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다. ‘외부 훈수꾼’인 국제통화기금(IMF)도 12일 “국내총생산(GDP)의 0.5%를 초과하는 수준의 추경 편성이 필요하다”고 거들었다. “올해 예산 증가율(총지출 증가율)이 전년 대비 9.5%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10.6%)에 필적할 만큼 확장적으로 편성됐고, 아직 올해 예산을 제대로 쓰지도 않았는데 추경을 운운하는 것은 국가 재정의 근간을 무너뜨릴 수 있는 몰지각한 일”이라고 흥분하던 예산실의 입장은 온데간데없다. 세종 관가(官街)에서는 “미세먼지가 문제가 아니라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정부·여당이 지방 일자리 예산도 늘려주고, 도로·다리 등 사회간접자본(SOC) 예산도 확충해줘야 하기 때문에 추경 규모는 10조 원 안팎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얘기가 파다하다.

기재부 정책 라인(경제정책국·정책조정국 등)에 대해서는 요즘 “아예 존재감 자체가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청와대와 민주당 등이 지시하면 그냥 따라갈 뿐이라는 뜻이다. 이찬우 전 기재부 차관보가 보직조차 받지 못한 채 야인(野人)으로 돌아간 뒤에는 근무하겠다는 사무관도 거의 없어 ‘기피 대상’이 됐다. 세종 관가에서는 “홍 부총리가 국무조정실장을 지내서인지, 요즘 기재부가 청와대와 민주당뿐만 아니라 총리실 눈치도 본다”는 말이 나온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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