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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왕창내느니”… 다주택자 ‘집 증여의 시대’

박수진 기자 | 2019-03-14 11:49

- 국토부장관 지명자 ‘다주택 정리방식’ 중산층 중심 급증

증여 → 임대차 계약 → 부모 거주
공시가 올라 보유·양도세 부담
정부‘투기세력’몰아붙이기에
‘또 오를지 모른다’ 불안 작용

2016년 8만건서 작년 11만건
올해 1월에만도 1만여건 육박


‘거주 아파트 자녀 부부에게 증여→임대차 계약→자녀 부부에게 보증금과 월세 내고 계속 거주→자녀 부부는 보증금과 월세로 증여세 충당.’ 최정호 국토교통부 장관 지명자의 다주택 정리 방식이 ‘꼼수 논란’을 빚고 있는 가운데, 다주택·중산층을 중심으로 이 같은 주택 증여가 급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대로 갖고 있자니 공시가격 인상 등에 따른 보유세 부담이 크고, 팔자니 무겁게 매겨지는 양도소득세도 걱정되는 터라 향후 상승 가능성을 고려하면 차라리 증여세 내고 자식에게 물려주는 편이 낫다고 본다는 것이다.

14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2016년 8만957건, 2017년 8만9312건이던 증여 건수는 지난해 11만1863건으로 1년 만에 25.2%나 늘었다. 2006년 통계 집계 후 사상 최대치로 이 가운데 서울(2만4765건·전체에서 22.1%)이 증가세를 이끌었다. 2016~2017년만 해도 전체 증여 건수 가운데 서울 비중은 16%대에 불과했다. 지난 1월에도 전국 주택 증여 건수는 9994건(서울 2457건)으로 1만 건에 가까워 이 추세대로라면 올 한해 증여 건수는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지난해를 뛰어넘을 전망이다.

‘주택 증여 시대’가 열린 것은 다주택자를 ‘투기세력’으로 규정하고 각종 규제를 쏟아부은 정부 정책이 한몫했다는 게 주택 업계 설명이다. 집을 여러 채 들고 있기에는 공시가격 인상에 따른 보유세 부담이 너무 커졌고, 매각도 부동산 시장 위축으로 쉽지 않게 됐기 때문이다. 팔더라도 다주택자의 경우 양도세가 중과(10~20%포인트)돼 증여세를 내는 게 오히려 양도세보다는 세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 그나마 임대주택사업자로 등록하면 주던 혜택도 쪼그라들었다. 지금은 하락장세긴 하지만, 우리나라 주택 가격 흐름을 볼 때 언제 다시 집값이 오를지 알 수 없다는 점도 매각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다.

최근 많은 다주택자가 증여를 택한 것은 절세가 가능한 것도 이유다. 최 지명자가 딸이 아닌 딸 부부에게 반씩 증여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우병탁 신한은행 세무팀장은 최 지명자의 증여에 대해 “요즘 많이 하는 전형적인 증여 방식으로 3개월 안에 증여세를 낸다는 전제하에 불법적인 요소는 없어 보인다”며 “나눠 증여했기 때문에 과세표준(세금내는 기준)이 줄어드는 효과를 얻게 된다”고 말했다. 최 지명자의 아파트 시가(증여세는 시가 기준 책정)가 10억 원이라면 증여세 최고세율은 30%까지 치솟지만, 5억 원씩 쪼개면 각각 20%를 적용받는다. 한편 최 지명자는 증여 후에도 2년간 임대차 계약을 맺고 딸 부부에게 보증금 3000만 원과 월세 160만 원을 내기로 했는데 딸 부부는 이 금액으로 증여세를 일부 충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수진 기자 sujininv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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