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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洑 수질 모니터링 명분
환경부, 18일 협약·22일 개방

농민들 “용수 부족 걱정인데
울며 겨자 먹기로 협약 동의”

지난달 개방 구미洑 수위저하
지하수 공급 안돼 농작물 피해

한강과 영산강 등 4대강 일부 보 철거 방침이 알려진 가운데 농민들이 농업용수 부족을 주장하면서 반대해 보류됐던 낙동강 상류 낙단보(위 사진)와 상주보(아래)가 결국 개방된다.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농민단체가 정부와 보 개방을 위한 업무협약을 사실상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맺기로 했다. 앞서 개방한 구미보의 상류 일대는 용수 부족으로 농사에 차질을 빚고 있다. 구미보도 농민단체가 지속적으로 반대하다 정부와 업무협약을 맺고 개방한 곳이다.

15일 한국수자원공사와 해당 지자체 등에 따르면 환경부는 오는 18일 경북 상주시 도남동 상주보사업소에서 황천모 상주시장, 김주수 의성군수, 김학동 예천군수, 한국수자원공사,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 각 지역 농민단체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상주·낙단보 개방 업무협력협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이 자리에는 조명래 환경부 장관도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달 이들 지자체, 농민단체와 낙단보와 상주보 개방 업무협약을 맺기로 했으나 농민들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이번 업무협약에는 △보 개방은 보 철거를 전제하지 않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범위에서 상주보는 3.4m, 낙단보는 5∼6m 이내로 수위를 낮추는 내용을 담을 예정이다. 또 나중에 수위 회복이 어려우면 상류 안동댐과 임하댐 용수를 이용하고 △농업·식수 공급 및 친수 시설에 피해가 ‘입증’되면 피해 구제 조치를 한다는 내용 등도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는 22일부터 개방된다.

지자체 한 관계자는 “정부가 보 개방 방침을 이미 정하고 밀어붙이고 있어 어쩔 수 없이 농민단체와 협의해 협약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의성 지역 한 이장은 “보 개방에 반대했지만 정부가 수개월째 압력을 넣어 하는 수 없이 협약에 동의했다”면서 “농사철이 다가와서 걱정이 많다. 적폐 청산하듯 보 개방을 밀어붙이는 데 환멸을 느낀다”고 분노했다.

한편 지난달 24일 구미보가 개방된 이후 수위 저하로 상류 상주시 낙동면 일대 시설 하우스에 농업용 지하수 공급이 제대로 안 돼 농민들의 불만이 팽배해 있다. 토마토 시설 하우스 농사(4000여 ㎡)를 짓는 신모(72) 씨는 “1주일 전부터 지하수가 부족해지면서 토마토 성장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고 호소했다. 구미보 상류 낙동면에는 30여 개 농가가 시설 하우스 농사를 짓고 있다. 3개 농가는 피해를 보고 있고 10여 개 농가는 피해가 우려되는 실정이다.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는 “환경부가 대체 지하수 관정 개발 등으로 농업용수를 확보 중”이라며 “구미보 개방 이후 용수 부족 등의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지자체와 농민 대표들 등과 상의해 수문을 부분 개방하기로 했다”며 “용수 부족이 발생하지 않도록 완전히 개방하지 않는 것이 이번 업무협약의 주요 골자”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해 6월부터 4대강 보들을 수질, 생태계 변화 등을 모니터링하기 위해 개방하는 중이다. 대상은 전체 16개 보 가운데 칠곡보, 강천보, 여주보 등 3개 보를 제외한 13개 보로 낙단보, 상주보가 개방되면 모든 보가 개방된다.

상주 = 박천학 기자 kobbla@munhwa.com, 이해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