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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절 빙자한 ‘코드·보은 特赦(특사)’ 발상부터 접으라

기사입력 | 2019-02-12 12:03

문재인 대통령이 ‘3·1절 100주년’을 맞아 특별사면을 단행한다는 방침 아래 법무부가 구체적인 대상자 선정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한다. 무더기 특사(特赦)는 그 자체로 민주국가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극히 일부에 한해 단행하더라도 국민 대다수가 공감할 수 있어야 하고, 법 집행을 면제해주어야 할 선명한 이유가 있는 사람들에 국한해야 한다. 특사의 남발 자체가 사법(司法)을 무력화하는 행정 행위로서, 민주주의 시스템의 근간을 흔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 문 정부에서 흘러나오는 얘기를 보면 이런 특사의 기본 원칙을 저버리는 것도 넘어 현 정권과 이념 성향이 유사한 범법자들, 현 정권 출범에 기여한 인사들을 무더기로 포함시키려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야당 정치인이나 일부 경제인을 포함시킬 수도 있지만 구색 맞추기일 뿐이다. 법무부는 지난달 9일 전국 일선 검찰청에 공문을 보내 위안부 반대, 사드 배치 반대, 밀양 송전탑 반대, 세월호 관련, 제주 해군기지 반대, 광우병·촛불 집회 등 6가지 시위로 처벌을 받은 사람을 파악해 보고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이미 친정부 성향의 단체들은 이른바 ‘양심수’라고 호칭하면서 대대적 사면을 요구해 왔다. 내란 선동 혐의로 수감 돼 있는 이석기 전 통진당 의원, 민중 총궐기 폭력시위를 주도한 한상균 전 민노총 위원장, 문 대통령과 가까운 한명숙 전 국무총리, 이광재 전 강원지사도 거론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미 2017년 12월 첫 용산참사 관련 철거민 25명과 정봉주 전 의원을 특별사면해 주었다. 당시에도 6가지 시위자들에 대한 사면이 검토됐지만 반발 때문에 축소됐다고 한다. 현재 3·1절 특사로 거론되는 인사들에 대한 특사가 이뤄진다면 ‘코드·보은 특사’ 외엔 설명할 길이 없다. 체제를 부정하거나, 안보를 저해하고, 국가에 큰 피해를 보인 범범자가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독립과 자유, 번영된 조국을 꿈꾸며 스러져간 선열들을 욕보이는 일이기도 한다. 자의적 특사는 왕조(王朝)시대 유물일 뿐이다. 현 정부가 민주 정부를 자임한다면, 그런 특사는 발상부터 접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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