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양승태 기소 하루만에 입장
박남천부장판사,梁 24기수 후배

김명수 대법원장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구속 기소된 지 하루 만인 12일 “사법부의 과오에 대한 법적 판단은 재판부의 몫이 됐다”며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을 맡게 될 재판부의 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법원 내부망에 올린 글에서 “이제부터는 재판이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차분히 지켜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김 대법원장은 또 “기존 사법행정권자들에 대한 공소제기와 재판이 사법부의 모든 판결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경수 경남지사에게 유죄 판결을 내린 성창호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를 탄핵 대상으로 거론하는 등 정치권발로 사법부에 대한 압박이 잇따르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김 대법원장은 “이제 우리는 유사한 과오가 재발되지 않게 하기 위해 관료적이고 폐쇄적인 사법제도와 문화를 개선하고 법관의 책임성을 강화하는 구조적인 개혁을 이루어내는 일에 매진해야 한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이날 양 전 대법원장 사건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 박남천)에 배당됐다. 양 전 대법원장은 24기수 아래 후배 판사에게 재판을 받게 됐다. 형사35부는 양 전 대법원장의 기소 등을 염두에 두고 법원이 지난해 11월 신설한 3곳 중 한 곳이다.

법원은 “이번 사건을 적시처리가 필요한 중요사건으로 선정하고, 관계되는 재판장(형사합의부 재판장 전부)들과의 협의를 거쳐 연고관계, 업무량, 진행 중인 사건 등을 고려해 일부 재판부를 배제하고 나머지 재판부를 대상으로 무작위 전산배당을 통해 배당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재판 예규상 다수 당사자가 관련됐거나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 등은 중요 사건으로 지정해 신속히 처리한다.

김리안·정유진 기자 knr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