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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아이 좀 낳아주세요”…대리모, 어떻게 생각하세요?

기사입력 | 2019-02-10 21:10

韓 “체외수정해 얻은 자녀, 낳아준 대리모가 母”
해외 연예인·일반인, 대리모 통해 자녀 출산
저개발국 ‘아기공장’으로 전락할 위험


한국에 살던 A 씨 부부. 자연적인 임신이 어렵던 그들은 2016년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갖기로 마음먹었다. A 씨 부부의 수정란을 착상한 대리모 B 씨는 2017년 3월 미국에서 딸을 출산했다. 문제는 친자등록이었다. 서울의 한 구청이 출생신고를 거부하자 A 씨 부부는 소송을 냈다. 하지만 법원은 1심과 항고심에서 모두 “체외수정해 얻은 자녀는 낳아준 대리모가 친어머니”라고 판결했다.

미국의 유명 연예인 부부인 카니예 웨스트와 킴 카다시안 웨스트는 지난해 1월 대리모를 통해 셋째딸 시카고를 얻었다. 오는 5월에는 넷째 아이가 대리모를 통해 태어날 예정이다. 첫째 딸 노스, 둘째 아들 세인트를 가진 두 번의 임신 기간에 태반유착증을 앓았던 카다시안은 더 이상의 임신은 위험하다는 진단을 받은 뒤 아이들을 대리모를 통해 출산했다.

대리모를 바라보는 시선은 엇갈린다. 대리모 출산이 아이를 갖기 어려운 부부의 고통을 덜어준다는 점에서 이를 허용하는 국가가 있지만, 한국과 같이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국가도 상당하다.

◇ “해외는 대리모 되는데, 한국은 왜 안 되나요”

“외국에서는 대리모 정책도 자궁 이식 정책도 모두 마련돼 불임여성이 자신의 아이를 출산할 수 있는 희망이 있지만, 현재 우리나라에는 어떠한 정책도 복지도 마련돼 있지 않습니다.”

지난 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자신을 20대 후반이라고 밝힌 한 청원인이 “20대 초반에 직장암 선고 등으로 자궁 적출 수술을 받았다”며 “사랑하는 사람과 제 아이를 너무도 원하지만, 현실적으로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아이를 갖지 못해 고생하는 부부는 적지 않다. 난임자 수는 2006년 14만8천892명에서 2017년 기준 20만8천703명으로 연평균 3.1% 증가했다. 우리나라 난임률 수준은 13.2%(2015)로 미국 6.7%, 영국 8.6%, 독일 8.0% 등 국가들과 비교해 높은 실정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불임 환자 역시 2008년 16만2천명에서 2012년 19만1천명으로 연평균 4.2% 증가했다.

불임은 임신을 할 수 없는 정확한 이유가 있어 임신이 되지 않는 것이고, 난임은 생물학적으로는 임신이 가능하나 어떤 이유에서인지 임신이 잘되지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

베트남 정부는 2015년 대리모를 합법화했다. 개정 법률은 선천적으로 자궁이 없거나 질병 때문에 자궁을 적출한 여성, 반복된 유산으로 임신을 못 하는 여성에 한 해 출산 경험이 있는 친척을 대리모로 쓸 수 있도록 했다.

대리모를 선호하는 이유는 자신의 혈통을 물려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가족법학회에 실린 ‘대리모계약에 관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혈통을 중시하고 있는 사회적 분위기상 입양을 자제한다는 점, 정자제공자와 성적 접촉 없이도 임신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대리모계약은 불임부부나 대리모 사이에서 암암리에 이루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동진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지난 2015년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학술대회에서 “대리모 제도를 찬성하는 쪽은 헌법상 행복추구권을 들어 불임부부의 자기 생식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며 “과학기술상으로 이미 대리모가 가능한데 이를 배제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 대리모 다양한 부작용…“가난한 여성 대리모 역할”

하지만 대리모는 다양한 윤리적 비판에 맞닥뜨린다. 아이를 출산한 대리모의 인권을 침해할 수 있고, 대리모 제도가 합법화되면 출산을 타인에게 의뢰하는 풍조를 야기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2012년 발표한 ‘생명나눔 인식도 조사결과’에 따르면 국민 대다수(85.3%)는 대리모 출산 자체에 부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 77.3%는 대리모 임신이 윤리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답했으며, 그 이유로 ‘친자 확인 등의 논란’(35.2%) ‘생명 상업화’(30.0%) ‘사회풍속 저해’(23.9%)를 꼽았다.

가난한 여성에게 대리모 역할이 몰리는 것도 문제다. 2010년 사회복지연구에 실린 ‘대리모 여성의 심리·사회적 고통 체험 연구’에 따르면 한국사회의 20~30대 기혼여성을 포함한 젊은 여성들이 빈곤의 해결책으로 대리모를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법이다 보니 국내에서 대리모와 대리부를 알선해 주는 불법 사이트가 한때 기승을 부리기도 했다.

31살에 아이를 데리고 이혼한 한 여성은 연구원과 인터뷰에서 “대출받은 빚이 2천만원, 보증선 빚이 4천만 원인데 식당 월급 80만원으로 갚기 어렵다”며 “1년을 식당에서 죽어라 고생해도 빚 해결을 못 하지만, 대리모를 하면 2천만~4천만원까지는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대리모 중개 사이트 센시블 서로거시(Sensible Surrogacy)에 따르면 미국인 대리모 출산에는 14만6천500달러(한화 1억 6천만원), 영국 8만5천 달러(한화 9천500만원), 우크라이나는 4만9천 달러 (한화 5천500만원) 등이 든다.

해외에서는 저렴한 비용으로 저개발국 국가 여성들이 선진국 부부의 아기를 임신하는 경우도 흔하게 발견된다. 지난해에는 캄보디아에서 외국인 상대 ‘아기공장’이 적발돼 대리모 11명이 체포됐다. 이들은 출산하면 최고 1만 달러(약 1천133만 원)를 벌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고용된 봉제 공장 근로자들이었다.

독일과 프랑스는 대리모를 원칙적으로 금지한다. 주에 따라 금지 또는 허용하는 국가로는 미국과 호주가 있다. 영국의 경우 비상업적인 대리모만 허용한다. 상업적 목적으로 시술할 경우 의료인 및 의료기관은 법에 따라 처벌받는다.

박동진 연세대 교수는 학술대회에서 “대리모 제도의 입법화는 의료계와 법학계, 윤리계가 사회적인 합의를 해야 한다”며 “만약 대리모 관련 입법을 한다면 부부의 불임을 극복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이어 대리모 제도의 이용은 법원에 의한 철저한 검증, 출산대리모 아이의 친자법적 지위를 정하는 기준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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